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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과 일상

입력 2025.03.16 19:19

수정 2025.03.1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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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연 범시민 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연 범시민 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21년 1월6일(현지시간), 재선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이 연방의회 의사당을 점령했다. 트럼프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군중을 선동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3일 미국 하원은 ‘내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 2025년 1월19일, 대통령 윤석열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극렬 지지자들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경찰과 취재진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영장을 발부한 판사실까지 뒤지고 부쉈다.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 한국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은 자신을 반대하는 국민을 ‘적’으로 내몰았다. 미국 정치학자 바버라 F 월터의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는 완전한 독재(autocracy)도 민주주의(democracy)도 아닌 중간 상태, 즉 아노크라시(anocracy)로 추락한 국가는 내전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미국이 아노크라시로 진입한 결과가 의사당 폭동이라는 것이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접어들었다는 불길한 징조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가 13일(현지시간) 펴낸 보고서에서 한국은 자유민주주의보다 한 단계 낮은 ‘선거민주주의’로 분류됐다. 비상계엄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독재화가 진행되는 나라”에서 더 뒷걸음친 것이다. 윤석열은 계엄을 선포해 나라 망신을 시키더니, 대한민국을 민주주의 후퇴 국가로 추락시켰다.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앞두고 내전을 벌이는 딱한 상황이다. 광장은 극단적으로 갈라져 있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과 헌재 일대에서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열렸다. 헌재의 선고 일정이 안갯속인 상황에 대한 불안이 커서 나온 시민들이 탄핵 찬성 집회장을 메웠다. 탄핵 반대 집회에선 극우들의 폭력 선동 발언이 이어졌다. 나라는 어떻게 되건 말건 내란 우두머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나라를 정상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시민들은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고대하고 있다. ‘봄날’은 반드시 오겠지만,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으니 답답하다. 헌재는 비정상적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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