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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청년들의 꿈…‘완생’에서 완성한다

군, 토박이들에 기회 제공

임대료 월 1만원 4년까지

굿즈·미용·커피숍 등 입점

“지역 소멸 막고 정착 도와”

전남 완도군 완도읍 군내리에 위치한 청년상가 ‘완생’에서 임현주씨(왼쪽 사진)와 김태훈씨가 16일 자신들의 대표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씨는 굿즈숍을, 김씨는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이다.

전남 완도군 완도읍 군내리에 위치한 청년상가 ‘완생’에서 임현주씨(왼쪽 사진)와 김태훈씨가 16일 자신들의 대표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씨는 굿즈숍을, 김씨는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이다.

“농어촌에서도 청년이 꿈꾸며 살 만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5년 차 주부 임현주씨(38)는 최근 굿즈 제작 업체의 대표가 됐다. 자녀들을 위해 취미로 만들어오던 인형과 컵, 쿠션 등이 이제는 33.5㎡ 공간에서 판매된다.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꿈을 키워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전복 양식장에서 일하던 김태훈씨(47)도 최근 커피 전문점 사장이 됐다. 그는 한때 수도권에서 잘나가는 바리스타였다. 개인 사정으로 일을 접고 고향인 이곳에 내려와 얼마 전까지 육체노동을 하며 생업을 이어왔다고 한다. 김씨는 “좋아하는 커피를 다룰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준 고향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가게가 있는 곳은 완도읍 군내리에 있는 ‘완생’이란 이름의 ‘청년 상가’다. ‘완도에서 살아간다’라는 뜻과 ‘외부 활로가 막히더라도 죽지 않은 상태의 돌’을 의미하는 바둑용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완도군은 지역 청년들에게 기회의 공간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 청년상가를 조성했다. 지방소멸대응 기금 15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0월 지상 4층 건물에 문을 열었다. 상가에는 임씨와 김씨를 포함한 지역 청년(19~49세) 7명이 입주해 있다.

완도군은 16일 “소멸위기지역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청년유출부터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입점 대상자를 지역 토박이로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인구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완도군 청년 인구는 1만1450명으로 전체 주민(4만5630명)의 25%를 차지한다. 2020년 들어 매년 1000명 이상의 청년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 지역 소멸이 가속화하고 있다.

완도군은 서류와 면접 등 3차 심사를 거쳐 입주 청년들을 최종 선정했다. 경쟁률만 약 5 대 1에 달했다. 업종이 겹치지 않고 전문성과 의지, 소명감 등에 점수를 줬다.

완도 청년 상가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임대료다. 면적이나 층에 상관없이 ‘월 1만원’만 내면 된다. 별도의 보증금은 없으며, 최대 4년까지 입점할 수 있다.

업종도 다양하다. 이곳에 입점한 상점은 굿즈숍과 커피숍, 여행사, 피부 미용숍, 결혼사진관 등 각기 다르다. 입점 청년 대부분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대학을 다녔거나, 관련 업종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다 귀향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각자의 노하우와 취향을 반영해 대부분 직접 시공했다.

이들은 일주일에 1~2번씩 상가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6일에는 완생이란 조합을 따로 만들어 등록도 마쳤다. 축제가 열리면 공동부스를 만들어 함께 운영하기도 했다.

여행사 겸 책방을 운영하는 김현중씨(45)는 “고향을 살리기 위해선 1호 입주자인 저희가 잘 운영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서로가 용기를 북돋우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역을 알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굿즈숍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인 ‘전복’을 본뜬 열쇠고리와 베개를 제작했고, 여행사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완도 여행 안내서’를 배부하는 등 지역 알리미를 자처하고 있다.

저조한 매출은 넘어야 할 산이다. 구도심 골목 안쪽에 위치한 탓에 인적이 드물다. 상인들은 서로 입소문을 내며 해결방안을 마련 중이다. 군 관계자는 “완도가 청년 창업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청년 상가에 대한 홍보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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