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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개소리 사이에

눈뜨면 제일 먼저 강아지랑 산책을 한다. 털이 길어지면 강아지 미용실을 찾고, 추울 땐 따뜻한 옷을 입힌다. 자기 전에는 치카치카 깨끗하게 이를 닦아준다. 강아지와 지내는 삶이 일상이 되었다. 어제도 오늘도 ‘강아지 집사’의 삶을 살아간다. 이쯤 되면 키우는 게 아니다. 함께 생활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싶다.

‘개’라고도 하지 않는다. 작고 어린 것을 뜻하는 ‘아지’를 붙여 강아지라고 부른다. 그래야 말하기도 편하고 듣기에도 좋다.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개가 아니라 강아지다. 강아지를 좋아할수록 일상에서 개와 강아지의 구분은 모호해진다.

이제 강아지는 단순히 키우는 동물에 머무르지 않는다. 정서적으로 감정을 나누는 가족처럼 여겨진다. 그렇다 보니 개보다 강아지란 말이 더욱 정겹게 다가온다. 같이 삶을 누리니 견주(개 주인)도 아니다. 강아지 보호자가 된다. 애완견이라고는 더더욱 하지 않는다. 짝이 되는 동무를 뜻하는 ‘반려’를 덧붙여 반려견이라 한다. 반려견은 개가 아니라 강아지를 대신하는 말로 점차 바뀌어간다. 더 이상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아니니 애완견은 설자리를 점점 잃어간다. ‘완’은 무엇을 가지고 논다는 뜻이다.

개와 강아지의 경계가 흐릿해질수록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개들은 하나둘씩 사라진다. 거리에는 강아지뿐이다. 거리에서 사라진 개들은 모두 부정적인 글 속으로, 말 속으로 파고들어 간다. 개고생이나 개망신처럼 하찮고 부정적인 상황에는 어김없이 개가 등장한다. 쓸데없거나 질이 떨어지는 것에도 개를 갖다 붙인다. 못생기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개떡 같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생각 없이 되는대로 지껄이며 당치도 않은 말을 하면 ‘개소리’하지 말라며 개를 들먹인다. 개들은 억울하다. 이들은 자기들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말이다.

요즘은 개소리론 부족한지 ‘권력형 개소리’까지 나돈다. 힘을 앞세운 사람들이 얼토당토않은 말을 한다. ‘사람소리’일까. ‘개소리’일까. 개들은 여러모로 답답하다. 내가 지금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를 하는 건가. 말이 안 되는 소리를 주절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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