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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포용의 민주주의로

탄핵집회에 참석하다 보면 불안해질 때가 있다. 윤석열 당선의 탓이 진보정당에 있다며 증오감을 표출하는 시민들, 일본인이 무대에서 발언하는 것에 분개하는 시민들, 탄핵 반대파를 극우 파시스트로 부르며 ‘처단’해야 한다는 시민들, 특정 정치인을 추종하는 권위주의적 ‘팬덤’ 시민들을 마주칠 때 그렇다. 그럴 때마다 지금 우리의 위기가 광장에서도 재현되고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우리는 광장에서 새로운 미래를 그릴 힘을 발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언젠간 서로를 향할지도 모를 적개심을 마주치기도 한다.

극단대립은 헌정 위기로 이어졌다. 승자독식의 정치질서는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초유의 내란으로 치닫고 정파적 대립은 모두를 군인으로 만들었다. 우리 시민들의 일상은 정치적 갈등선을 따라 일체화됐다. 정파적 입장은 사태 판단과 행동, 태도를 결정한다.

박범섭의 연구에 따르면, 계엄에 찬성하는 시민들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집단은 스스로를 보수라고 규정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에 강한 반감을 보이는 집단이다. 거꾸로 말하면 이재명과 민주당을 강하게 혐오하는 이들이 계엄을 정당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역도 성립한다. 정서적 양극화가 정책을 비롯해 정치적 사건에 대해 어떤 논리에도 앞서는 기준이 된 것이다. 다른 한편, 탄핵집회에 참석한 비율이 가장 높은 20대 여성은 ‘윤석열 대 이재명’ ‘국민의힘 대 민주당’ 간 선호도에 있어 가장 극단적인 호오를 보인다(김한나). 적극적인 정치참여 이면에는 정서적 양극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김민하가 우리 정치와 운동에 이름 붙인 ‘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민주주의’라는 통찰도 이러한 현실을 적확히 드러낸다.

‘내란 척결의 시대’에 분노는 유용하다. 그런 이유로 상대에 대한 분노와 반감을 근간으로 하는 정서적 양극화는 운동의 동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 그것은 우리 사회, 우리 운동이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이질적인 시민들이 마주치고 어울릴 수밖에 없는 사회란 상대에 대한 분노와 구분 짓기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파면을 목전에 두고 있다. 조기 대선 국면을 염두에 두고 많은 이들이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회복을 기치로 한 ‘반내란-헌정수호연합’을 주문한다.

연합이 목표로 할 내란의 종식은 헌정을 무너뜨린 자들을 엄단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 세우는 힘은 적개심이나 분노보다는 다양성, 포용과 관대함 과 밀접하다. 남태령의 경험이 회자되는 것도 이질적인 존재들 간 만남, 연결, 확장 때문일 것이다. 연합은 남태령을 따라 다양한 목소리를 포괄하는 확장 지향적인 모습을 갖출 수 있을까? 연합이 이질적인 목소리를 억압하는 정파적 논리에 종속된다면, 우리가 바라는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복원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김건우 참여연대 정책기획국 선임간사

김건우 참여연대 정책기획국 선임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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