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무리한 차입매수 폐해” “MBK 실패 사례일 뿐”…사모펀드 경영방식 ‘설왕설래’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닫기

보기 설정

닫기

글자 크기

컬러 모드

컬러 모드

닫기

본문 요약

닫기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닫기

“무리한 차입매수 폐해” “MBK 실패 사례일 뿐”…사모펀드 경영방식 ‘설왕설래’

MBK, 인수가 70% 대출 충당
“부동산 매각에만 혈안” 비판

‘개별 사례 확대해석’ 지적도
“제한 땐 관치 금융으로 회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배경으로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의 무리한 차입매수(LBO)와 단기 자금 회수라는 경영 방식을 지목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이 논란이 된 건 2015년 MBK가 과도한 대출을 일으켜 홈플러스를 사들였을 때부터다. 당시 MBK는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고가였던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 중 70%에 달하는 약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 등을 활용한 대출로 마련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6일 “홈플러스는 애초부터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금 유동화에 주력했다”며 “(인수 명분이었던) 경영 정상화 노력이 있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고 말했다. 실제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완전히 문을 닫은 점포는 14개이다. 이 중 경기 안산점, 부산 가야점과 해운대점 등 전국 매출 상위권에 올라 있던 점포를 폐점했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실패를 사모펀드 전체의 폐해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부에서 차입을 하는 레버리지 방식은 사모펀드의 본질적 기능이자 운용 방식”이라며 “하나의 투자 실패 사례를 두고 차입매수 자체를 문제 삼는 건 결과론적 비판”이라고 말했다. 한 사모펀드업계 관계자는 “인수금융은 회사가 현금흐름을 꾸준히 안정적으로 창출해 원리금을 상환하고 회사의 본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수익을 내는 구조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방식”이라며 “홈플러스의 경우 구조적 역풍을 맞고 있는 산업에 너무 비싸게 투자해 꾸준한 현금흐름 창출이란 전제가 깨진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의 부실 경영은 견제하되,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이라는 사모펀드의 순기능은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자칫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부실기업을 떠안아 혈세는 혈세대로 쓰고 부실은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성인 전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모펀드는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해 구조조정한 뒤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며 “사모펀드의 인수금융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결국 금융당국과 은행 중심의 관치 구조조정으로 회귀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최근 MBK를 비롯한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30곳에 조직도와 내부통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