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채권 잔액 6000억원 중 90% 이상이 개인·일반법인 몫
기업회생 예상하고도 발행한 경우 대규모 형사소송 번질 듯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홈플러스 단기채권 규모가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 판매분까지 합친 리테일(소매) 판매 규모는 5400억원이 넘는다. 전체 홈플러스 채권 잔액(6000억원 규모)의 90% 이상이 개인·일반법인 투자자에게 떠넘겨진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금융감독원 등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기업어음(CP)·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잔액은 총 5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증권사 지점 등을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규모는 2075억원(676건)으로 파악됐다. 일반법인에 판매된 규모는 3327억원(192건)이었다. 기술·전자·해운업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들이 홈플러스 단기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소매판매 규모가 구체적으로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신청을 예상했음에도 채권을 발행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겼을 경우, 동양·LIG 사태처럼 대형 형사사건으로 번질 수도 있다.
홈플러스 매장을 자산으로 편입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나 부동산 펀드에서도 대규모 개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홈플러스는 우량 점포를 팔아 현금화하고, 이를 다시 빌려 영업하는 ‘매각 후 재임차(세일 앤드 리스백)’ 전략을 써왔다.
이 같은 유형의 점포를 자산으로 편입한 리츠는 홈플러스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배당해왔는데, 홈플러스가 임대료를 미지급하기 시작하면 투자자들 손실이 본격화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둔 리츠와 펀드 규모를 1조원대로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