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AP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 임시 휴전안’이 조만간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전망된다.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우크라이나 가입 배제, 우크라이나의 중립적 지위 보장 등을 먼저 제시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소통하며 휴전 조건을 조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18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며 “주말에 많은 작업이 이뤄졌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영토와 발전소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쟁 기간 우크라이나 내 원자력발전소는 러시아군의 주요 표적이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도 이날 미국 CNN 인터뷰에서 “이번 주 안으로 (미국·러시아의) 두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할 것”이라며 “논의해야 할 사안이 많이 남았지만 두 대통령이 매우 좋고 긍정적 논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휴전 관련 협상이 “몇 주 내로” 타결될 것을 기대한다며 “더 큰 진전을 보게 되리라는 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3~4시간가량 대화를 나눴으며 “논의는 긍정적이었고, 대화는 해결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30일 휴전안에 즉각 동의하지 않은 것을 두고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옮기고 싶지는 않으나,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학을 수용한다고 본다”며 “매우 복잡하지만 우리는 양측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17일 알렉산더 그루스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이 “러시아는 휴전안에 철저한 안전 보장이 포함되도록 요구할 것”이라며 “보장의 일부는 우크라이나의 중립적 지위,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동맹에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위트코프 특사를 만나기 전 “휴전 자체는 타당한 일”이라며 원론에 동의했으나, 논의할 사안이 남았다며 미·우크라이나의 제안을 즉각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협상을 지연시키면서 우크라이나와 대치 중인 전선에서 최대한 많은 영토를 수복하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는 주요 격전지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6일 우크라이나군이 현재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를 따라 약 77㎢ 정도의 구역에서 항전 중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쿠르스크 최대 도시 수자를 수복한 데 이어 수자 인근의 마을 2곳을 탈환했다고 밝히며 전투를 이어가는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1300㎢ 이상을 점령했지만 현재 3분의 2 정도를 다시 빼앗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