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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위기’ 삼성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히 행동할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삼성그룹이 최근 임원들에게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히 행동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삼성의 위기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판단하에 나온 메시지로 풀이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영상을 내보냈다. 삼성은 지난달 말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고 이병철 창업회장과 고 이건희 선대회장 등 총수 일가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고 한다. 영상은 “21세기를 주도하며 영원할 것만 같았던 30개 대표 기업 중 24개가 새로운 혁신 기업에 의해 무대에서 밀려났다”며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류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 혁신이 지속되고 있다. 국가총력전의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삼성그룹은 영상을 통해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제와 산업을 선도해야 할 삼성전자는 과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라는 반문했다. 이어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 과감한 혁신이나 새로운 도전은 찾아볼 수 없고, 판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영상은 “위기 때마다 작동하던 삼성 고유의 회복력은 보이지 않는다.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인재 양성·영입, 확실한 성과 보상과 신상필벌 원칙을 강조했다.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한다”며 수시 인사 기조를 시사했다. “메모리 사업부가 자만해 AI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와 같이 사업별 문제점에 대한 진단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연초 전체 사장단 세미나에서 공개한 신년 메시지 영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 이재용 회장이 직접 등장하지 않았고, 해당 메시지가 이 회장의 발언으로 소개된 건 아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임원 교육인 데다 평소 이 회장이 강조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 만큼 사실상 이 회장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첫째도 기술” 발언은 이 회장이 2022년 유럽 출장 후 밝힌 소회와 같다.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는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긴 크리스털 패가 수여됐다.

현재 삼성은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부진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높아졌지만, 엔비디아에 대한 HBM 납품이 지연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추진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도 어느 때보다 크다.

삼성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출신 최윤호 사장이 이끄는 경영진단실은 지난 1월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 3명을 보강하기로 했다. 오는 19일 열릴 주주총회에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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