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충성고객 팬덤 주목…내수 부진 돌파구 삼아 전력투구

롯데온이 지난 5일 문 연 롯데자이언츠 공식 브랜드관 모바일 첫 화면(왼쪽 사진)과 SSG닷컴이 운영 중인 ‘SSG랜더스 브랜드관’.
각 구단과 제휴, 유니폼·응원도구·생활잡화 판매 ‘뜨거운 반응’
젊은 여성팬 유입 맞춘 패션 아이템도 출시 ‘실적 개선’ 효과 커
2025시즌 프로야구 개막(3월22일)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야구팬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프로야구 관중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 주말 열린 시범경기에서도 연일 매진 행렬을 보였다. 올해도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수 부진 등으로 침체에 빠진 유통업계가 야구팬들의 열기로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지난 5일 문을 연 ‘롯데자이언츠 공식 브랜드관’ 전체 구매자 중 첫 구매자 비중이 약 65%에 이른다고 17일 밝혔다.
롯데자이언츠 공식 브랜드관은 롯데자이언츠와 손잡고 마련한 것으로, 유니폼을 비롯해 응원도구와 생활잡화 등을 판매한다. 첫날 오픈 1시간 만에 판매수량이 2000건을 넘는 등 당초 기대보다 반응이 좋고 신규 고객 유입도 크게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통가에선 야구팬이 충성고객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경기를 관람하는 단순 관중이 아니라 ‘원정’도 불사할 만큼 열성팬들의 팬덤이 견고하다는 것이다. 소비력을 갖춘 40~50대는 물론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의 야구 사랑이 관련 제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공식 브랜드관 전체 구매자 중 2030 여성 비중이 55%로 절반을 넘는다. 김은수 롯데온 시너지마케팅실장은 “판매 품목 또한 첫날에는 유니폼이 대다수였으나 응원도구인 짝짝이와 망토담요, 모니터 인형 등 롯데자이언츠 마스코트 ‘누리’를 활용해 만든 각종 기념 잡화도 인기”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SSG랜더스 야구단을 인수한 2021년부터 야구를 테마로 한 대형 할인행사 ‘랜더스데이’ 등을 진행하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랜더스데이 기간 중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이마트와 연계해 진행한 생활용품과 가공식품 카테고리는 각각 46%, 26% 늘었다.
SSG닷컴은 SSG랜더스 공식 브랜드관에서 한정판 유니폼과 굿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야구단 연계 행사 ‘쓱닷컴데이’를 기념해 제작한 한정판 유니폼 900장과 모자 220개는 완판됐다. 같은 달 최정 선수의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역대 최다 홈런 신기록을 기념해 출시한 디지털 앨범도 인기를 끌면서 스포츠 의류 및 잡화 내 ‘구기·라켓·기타’ 항목에서 매출 3위에 올랐다. SSG닷컴 관계자는 “올해도 야구단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꾸준히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개막일에 맞춰 KBO 빵도 출시된다. SPC삼립은 KBO,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함께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빵은 오는 20일 공개되는데, 관심은 ‘포켓몬’ 빵처럼 제품에 함께 들어가 있는 띠부실(스티커)이다. 랜덤으로 들어 있는 이 띠부실은 이미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총 215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SPC 관계자는 “띠부실은 프로야구 각 구단 마스코트와 선수를 모티브로 디자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롯데자이언츠를 제외한 9개 구단과만 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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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도 야구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키움히어로즈 구단과 협업해 야구 유니폼과 점퍼, 모자 등을 내놨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산산기어는 삼성라이온즈와 손잡고 유니폼, 모자, 바람막이, 슬리브, 가방 등을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 인기 폭발이 미치는 경제적 파급력이 상당하다”며 “야구 관중이 젊은 여성들과 가족 단위로 확대되면서 업체들 입장에서는 탄탄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