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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만을 위한 시설은 필요 없다

  • 이다영 포항시의원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오늘날, 노인 주거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실버타운과 같은 노인 전용 시설은 고립과 단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 주거지 리모델링과 세대 간 공존을 촉진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는 지역사회와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방향이다.

실버타운의 폐쇄성과 관리 중심 구조는 노인의 존엄과 자립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많은 실버타운이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외부와 단절된 채 노인을 격리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노인이 스스로 요리를 하고 피트니스·산책도 하며 함께 어울려 살면서도 자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기존 주거지를 리모델링해 노인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은 경제적·사회적 이점이 크다. 고령자 사고의 63%가 집에서 발생한다는 통계는 기존 주거 환경이 노인들에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문턱을 낮추고 안전손잡이를 설치하며 조명을 밝게 하는 등 간단한 개선만으로도 사고를 줄이고 자립적인 생활을 도울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지역 소규모 업체에 일감을 제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세대 간 단절을 막기 위해서는 노인 전용 시설보다는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 설계가 필요하다. 일본 사례에서 보듯, 노인 복지시설과 여타 시설을 결합하거나 커뮤니티 공간을 개방해 세대 간 교류를 촉진하는 방식은 고립을 방지하고 사회적 활력을 높인다. 노인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노인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생의 마지막까지 존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관리 편의만 따져 노인 전용 시설을 짓는다면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감을 높여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경로당 1층을 카페로 개방하거나 청소년 문화의집과 노인복지관을 통합 운영하는 시도는 세대 간 교류 활성화와 통합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세심한 정책적 배려와 집행이 필요하다. 정치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웃 일본의 개호보험처럼 고령자 안전설비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는 사고를 줄이고 사회 전체의 부담을 경감시킨다. 충분히 정책적으로 고려할 만한 제도다. 또한 신축 아파트에 고령 친화적인 커뮤니티 시설을 포함하거나 기존 아파트 재건축 시 데이케어센터를 의무 설치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노년의 삶은 단순히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존엄과 자립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기존 주거지를 개선하고 세대 간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다. 이런 접근은 초고령 사회에서도 모두가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특정 세대나 대상이 관리가 쉽고 효율적이라는 명목으로 세상과 단절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다영 포항시의원

이다영 포항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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