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현지시간) 로마 제멜리 병원의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바티칸 공보실 제공/AP연합뉴스
가톨릭 교회 2인자인 교황청 국무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문제로 일각에서 제기된 사임설을 일축했다.
17일(현지시간) 안사(ANSA)통신에 따르면 교황청 국무원장인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을 맞아 열린 행사에서 교황이 사임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지난주에 만났다고 언급하며 “교황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공식 의료 발표를 참고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일주일 전에 교황을 만났고 그 이후엔 기회가 없었다”며 “처음보다 나아진 것을 확인했지만 이것은 단순한 외형적인 평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 운영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는 어렵지만, 교황에게 다양한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며 교황이 여전히 교황청을 책임지고 이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와 함께 교황청 국무원장에 임명된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의 정치·외교 활동을 담당한다. 교황에 이은 교황청 권력 서열 2위로 통한다.
한편 폐렴으로 한 달 넘게 장기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짧게나마 자가 호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교황청은 밝혔다. 교황청 공보실은 이날 “교황의 산소 공급량이 입원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며 “교황이 하루 중 일부 시간에는 산소 치료 없이도 지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교황은 그동안 낮에는 비강 튜브를 통해 고유량 산소를 공급받고 야간에는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산소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산소 치료의 강도가 줄어들었고, 짧은 시간 동안 자가 호흡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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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은 전날 “교황이 로마 제멜리 병원 10층 성당에서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휠체어에 앉아 기도하는 모습”이라며 산소 튜브를 착용하지 않은 교황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교황이 지난달 14일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양쪽 폐에 발생한 폐렴 치료를 받은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그간 교황은 4차례 호흡 곤란을 겪으며 고비를 맞았지만, 최근에는 눈에 띄게 병세가 나아졌다.
다만 퇴원 일정은 불확실하다. 교황청 측은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라며 “퇴원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