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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원자로 소프트웨어, 한국 유출 시도 적발”…‘정말’ 민감국가 원인 됐을까

지난해 의회 제출 반기보고서 적시

FBI·국토안보수사국 조사 중

“핵무장론 영향 가능성 여전” 분석도

지난해 미국 에너지부가 의회에 제출하기 위해 발간한 반기 보고서. 한국으로 유출될 뻔한 수출통제 정보를 적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미국 에너지부가 의회에 제출하기 위해 발간한 반기 보고서. 한국으로 유출될 뻔한 수출통제 정보를 적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가운데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 직원이 한국으로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를 반출하려다 적발된 일이 뒤늦게 확인됐다. 정부는 해당 사안이 한국의 민감국가 지정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여권에서 비등한 핵무장론을 지목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미국의 불편한 시각이 민감국가 지정의 근본 원인일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18일 미 에너지부 감사관실이 지난해 자국 의회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에너지부 산하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의 도급업체 직원이 수출 통제 대상인 정보를 소지한 채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승하려다가 적발돼 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관실은 해당 사건을 2023년 10월1일부터 지난해 3월31일까지 발생한 업무 성과를 정리하는 보고서의 첫머리에 담았다. 감사관실은 유출이 시도된 정보가 특허가 걸려 있던 INL의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였다고 설명했다.

감사관실은 e메일과 채팅 메신저 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 직원은 해당 정보가 수출통제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직원과 외국 정부 간 소통이 있었다고도 밝혔다. 감사관실은 해당 사안에 대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수사국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INL과 공동 연구를 하는 대표적인 국내 연구조직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다. 원자로를 돌리고 남은 연료 찌꺼기, 즉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는 연구인 ‘파이로프로세싱’을 INL과 함께 진행 중이다. 복수의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원자력연구원 소속 연구 인력 가운데 논란이 될 만한 사안에 연루된 경우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전날 밤 한국 외교부는 미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명단 포함과 관련해 “외교정책상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대한 보안 관련 문제가 이유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에너지부가 정말 정보 유출 때문에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이라크 등 26개국이 포함된 민감국가 명단에는 미국의 주요 우방인 서유럽 국가나 일본은 없다. 핵심 동맹인 한국이 관계된 정보 유출에 미국이 항의나 연루자 처벌이 아니라 민감국가 지정이라는 카드를 꺼낼 이유는 적다는 것이다. 민감국가 지정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춘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초빙전문위원은 “미 에너지부는 핵비확산 분야에 특화된 부처”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꾸준히 나온 핵무장론이 이번 민감국가 지정에 중요한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대통령이 핵무장론을 언급하게 되면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흐름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미국이 이런 움직임을 주시하다가 이번 정보 유출이 적발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긴급 방미에 나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민감국가에서 한국을 빼달라고 요청할 예정인 만큼 향후 미 에너지부의 반응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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