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거래로 지분 9.9% 직접 매수
추가 9.9% 스와프 승인 땐 1대주주
한화그룹이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의 지분을 인수했다. 오스탈은 미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그간 한화는 2023년 말부터 오스탈 인수를 추진해왔지만 불발됐다.
한화는 호주증권거래소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직접 매수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해당 지분 외에도 호주 현지 증권사를 통해 추가로 9.9% 지분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도 체결했다.
TRS는 주식과 같은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자산에 연동된 수익·손실만 수취하는 금융 계약으로 투자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TRS를 통해 한화는 지분을 직접 보유하진 않았지만 실제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나아가 한화는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에 19.9%의 지분에 대한 승인도 신청했다. 호주 상법상 해외 투자자가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선 호주 FIRB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당국의 승인이 나면 한화는 오스탈 최대주주가 된다. 오스탈 시가총액은 13억9100만호주달러(약 1조2800억원)고 1대 주주 타타랑벤처스의 지분은 17.09%다.
오스탈은 호주 해군뿐 아니라 미 해군에 선박을 설계·건조해 납품하는 주요 방산업체로 142억호주달러(약 13조원)의 수주 잔액을 보유 중이다.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 있는 조선소에서 미 해군 관련 사업도 벌이고 있다. 오스탈은 미국 내 소형 수상함, 군수지원함 분야 시장점유율 40~6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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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 조선 협력 방안이 거론되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 1월 미 의회예산국(CBO)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이 신규 함정 조달을 위해 2054년까지 투입할 예산은 연평균 300억달러(약 42조원)로 추산된다.
또한 한화는 북미 조선과 방산 시장에서 진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섰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전략적 협력을 위한 의미 있는 수준의 지분 확보가 목표이므로 추가 지분 확대나 인수 의향은 없다”며 “미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오스탈의 잠재력 및 미 국방부, 해군과의 단단한 네트워크를 더해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