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홍성지청에 가해자 엄벌 탄원서
“사건 당일 행적, 매우 계획적이고 주도면밀”
“비극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 내려야”

충남 서천 산책길 여성 살인 피해자 유족이 온라인에 올린 엄벌 탄원서.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충남 서천에서 발생한 산책길 무차별 살인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피해자 유족은 지난 16일 ‘서천 무차별 살인 사건 가해자 엄벌 탄원서’를 온라인에 올리며 현재 탄원 동의를 받고 있다. 모인 탄원서는 대전지검 홍성지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본인을 피해자의 아버지라고 밝힌 유족은 “가해자는 며칠간 매일 1시간 이상 현장을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저의 자녀가 나타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찌르는 등 사건 당일 행적이 매우 계획적이고 주도면밀했다”며 “시신을 행인들이나 지나가는 차량에서 발견되지 않도록 산책로 밖으로 유기하고 길가에 있던 헌 이불로 덮어놨고, 제 아이의 휴대전화를 건너편 도로 하수구에 버려 행적조차 찾을 수 없도록 했다”고 적었다.
유족은 “사건 현장에 1시간 가량 머물면서 마치 제 아이의 죽음을 마지막까지 확인하는 행동과 지나가는 사람들에 의해 발견 여부를 확인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며 “고인과 유족에 대한 진정한 사과는커녕 오히려 검거된 직후 즉시 변호사까지 선임하며 본인의 지적장애와 우발범행을 주장하고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은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가해자는) 자기 방어와 처벌을 회피하는 데 급급해하고 있다”며 “가해자가 법의 엄중한 처벌을 받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앞서 충남경찰청은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된 이지현(34)의 얼굴 사진과 성명, 나이를 공개했다.
이지현은 지난 2일 오후 9시45분쯤 서천군 사곡리의 한 도로변에서 산책 중이던 4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A씨가) 운동을 나간 뒤 집에 오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색 작업에 나섰다가 다음날 오전 3시45분쯤 도로변 공터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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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씨를 발견한 직후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해 서천군 서천읍 주거지에서 이지현을 긴급체포 했다. 이지현은 A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한밤 중 거리에서 무차별적인 살인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 “사기를 당해 돈을 잃어 큰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세상이 나를 돕지 않는 것 같아 힘들었다”며 “흉기를 들고 거리에 나왔는데 A씨를 발견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