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앵콜 홈플런’ 진행
매출 발생·모객 효과 노림수
‘급조’ 할인 남발 자충수 우려
하반기 고강도 구조조정 관측

“MBK는 전단채 원금 반환하라”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자단기사채(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앞에서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의 원금 반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대규모 할인행사 기간을 또 연장했다.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현금 확보와 고객 집객 효과를 단기간에 극대화해 정상영업 중임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는 20일부터 26일까지 ‘앵콜 홈플런 이즈 백’ 마지막 주차 행사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홈플러스는 창립 28주년을 맞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슈퍼세일 ‘홈플런 이즈 백’ 행사를 벌인 뒤 곧바로 ‘앵콜 홈플런’으로 기간을 19일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잇단 할인행사 연장은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홈플러스의 최근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할인행사를 연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매출을 발생시켜 상품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니 앞으로도 여러 종류의 대규모 할인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홈플러스 자료를 보면, 현재까지 지급한 상거래채권은 총 3780억원이다. 이에 이달 초 신규 납품을 중단했던 LG전자와 롯데칠성음료 등도 10여일 만에 납품을 재개했다. 반면 농심과 서울우유는 이날 납품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다시 지급이 지연되지 않을까 하는 입점주분들의 불안을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칫 이러한 할인행사 남발이 홈플러스에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통상 세일이라고 하면 몇개월 전부터 원가와 물량 등을 협력사와 협상해 진행하는데 이렇게 급조한 행사인 경우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고객 입장에선 기대보다 싸지 않고 물건도 많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할인행사는 상반기까지만 시행되고 하반기에는 정상운영보다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홈플러스가 채권단과의 협상을 거쳐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6월12일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수용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회생안 제출 전 큰소리나 잡음이 나면 회생계획 자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소상공인 대금 지급 등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부장은 “하지만 회생안이 통과되면 MBK가 빠지고 법원 주도하에 그 계획대로 움직이게 된다”며 “회생안에 구조조정이나 무자비한 폐점·매각 등이 담기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트노조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야당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사태 대응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들은 “최종 목표는 ‘MBK 먹튀 저지’”라며 “구조조정과 소상공인 희생 없는 홈플러스의 온전한 회생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