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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는 좋잖여

[임의진의 시골편지]공기는 좋잖여

<학생댁 유씨씨>란 김종광의 소설엔 ‘웃픈’ 얘기가 솔솔. 이른 나이에 임신을 하는 통에 시골로 도피한 어린 신부 학생댁이 주인공이다. 막상 정착한 동네는 생각보다 조용하지 않고, 도회지만큼 시끄러우며 온갖 간섭과 참견, 어쩌나 보자~ 하면서 팔짱 끼고 쳐다보는 눈총들. 학생댁이 괴로움에 불평을 늘어놓자 남편이 멋쩍어하면서 내뱉는 말. “그래도 공기는 좋잖여.”

요전 날 성묘하러 고향에 다녀왔다. 요리 예능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짜한 사장님이 고향의 전통시장을 바꿔놓겠다면서 군청이랑 협정을 맺었단다. 칭기즈칸이 대륙을 정벌하고 다니는 모양새다. 공기만 좋은 시골이 과연 라스베이거스만큼 잘살게 될까. 잘 모르겠고, 시장통 어귀에 파는 짱뚱어탕을 포장하여 들고 돌아왔다. 설탕 범벅이 아닌, 변함없는 고향 맛에 감동받고, 배를 드러내고 누워 이빨을 일없이 쑤셔댔다. 비닐봉지에 고향 바닷가 짠내라도 가져올 걸 그랬네. 생선을 먹을 때는 공깃밥 말고 진짜 코로 숨 쉬는 고향 공기조차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자주 아랫동네 밥집에 가서 쑥갓이 살짝 데쳐진 생태탕을 사 먹는다. 오지 산골에 절묘한 개척이요 개업이렷다. 서두르지 않으면 “재료가 소진되었으니~” 어쩌고, 낙담하면서 돌아서야 한다.

수선화가 화사한 얼굴로 안녕이라 인사해. 변함없이 봄보로 봄봄. 저마다들 공기가 좋다는 표정이다. 적어도 빌딩숲보다야 공기는 좋지. 손님들 첫마디가 “공기가 다르네요”. 공기만 좋다뿐, 거기까지다. 사는 맛, 세상살이 인심과 인간들 사이 입김에 서린 공기도 좀 맑아졌으면 좋겠다만… 우쑥부쑥 피어나는 봄꽃이나 똥강아지들 말고는 표정들이 영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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