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5400억원 투자 계획
라팔전투기 40대 추가 배치
메르츠와 회담 직전 발표
‘핵 억지력 부족’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안전보장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럽 자체 핵우산’ 필요성이 확산되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핵무기 강화계획을 공개하고 나섰다.
프랑스 르몽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북동부의 뤽쇠유 생소뵈르 공군기지에서 16억유로(약 2조5400억원)를 투자해 이곳을 프랑스 핵 억지 프로그램의 주축이 될 최첨단 기지로 변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35년까지 차세대 라팔 전투기 40대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라팔 전투기에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고 사거리가 기존보다 2배 증가한 600마일(약 960㎞)에 달하는 신형 초음속 미사일이 탑재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2030년까지 이 기지에 군인과 민간인 2000명을 추가 배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장병들에게 “우리 나라와 우리 대륙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계속해서 자신을 방어하고 무장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공군기지 방문은 독일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연합(CDU) 대표와 회담하기 위해 베를린으로 떠나기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 메르츠 대표는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의 핵보유국과 회담을 촉구하며 핵을 보유하지 않은 독일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을 포괄하는 ‘유럽 핵우산’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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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그동안 나토 안에서 미국 핵우산의 보호를 받아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나토 동맹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프랑스, 영국과 핵을 공유하는 방식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WSJ는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프랑스 주도의 ‘핵우산론’에 현재까지 독일 외에도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가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프랑스가 보유한 핵탄두만으로는 충분한 핵 억지력을 갖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