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공영자가 18일(현지시간) 자사 인공지능 콘퍼런스 ‘GTC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 TSMC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인수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움직임 속에서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황 CEO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텔 지분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참여 여부와 관련해 “누구도 우리를 컨소시엄에 초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콘퍼런스 ‘GTC 2025’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에 인텔 파운드리에 대한 합작 투자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을 살리기 위해 TSMC에 인텔과의 협력을 압박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황 CEO는 “다른 사람들이 관련돼 있을 수는 있지만 나는 모른다”며 “어딘가에서 파티가 열리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초대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 이사회 멤버이자 대만 국가발전위원회 위원장인 폴 리우도 인텔 파운드리 사업 인수를 이사회에서 논의한 적 없다고 밝히며 인수설을 일축했다.
황 CEO는 올 하반기 출시하는 AI 칩 ‘블랙웰 울트라’에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를 탑재할 가능성에 대해 “삼성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은 베이스 다이(HBM 맨 아래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에서 ASIC(맞춤형 칩)와 메모리를 결합하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황 CEO는 삼성전자 HBM 품질 인증 절차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월 ‘CES 2025’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HBM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통과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선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멕시코 등 특정 국가에 한정되지 않은 민첩한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 내 제조가 빠져있다고 짚었다. 황 CEO는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제조를 늘려 더 민첩한 공급망을 갖추고 싶다”며 “연말까지 미국 내 제조를 추가하면 상황이 꽤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애리조나 TSMC 공장에서 엔비디아 칩을 생산하고 있다고 황 CEO는 전했다. TSMC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1650억달러(약 240조원)로 확대해 생산 시설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칩 공급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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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EO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향후 4년에 걸쳐 총 5000억달러 규모의 제품을 조달할 것”이라며 “이 중 수천억달러 규모를 미국에서 제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TSMC, 폭스콘 같은 협력업체를 통해 미국에서 최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엔비디아와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주도하는 ‘AI 인프라 파트너십(AIP)’에 합류했다. 2024년 9월 결성된 파트너십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및 에너지 인프라에 300억달러(약 43조원) 이상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