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공영주차장 내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폭발로 인해 주변 차량과 시설까지 사고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안전관리를 강화할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한국소비자원은 실내 공영주차장 30곳의 전기차 충전시설 위치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30곳 중 19곳(63.3%)이 지하층에 충전시설이 있었다. 이 가운데 6곳은 지하 3층 이하에 설치돼 있어 화재 발생 시 소방대원의 화재진압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화재보험협회의 ‘전기차 충전설비 안전기준(KFS-1130)’을 보면 전기차 충전설비는 지상에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지하 2층 이상에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30곳 중 10곳은 충전설비가 직통계단(피난계단) 주변에 설치돼 있어 화재에 취약했다. 직통계단 인근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와 열이 직통계단으로 빠르게 확산해 화재 진압과 대피가 어려울 수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정한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 소방 안전 가이드’는 직통계단과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을 두도록 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주차면 간 짧은 이격거리 문제도 심각했다.
공용주차장 30곳에 있는 전기차 전용 주차면 835개 중 오른쪽과 왼쪽 모두에 이격거리를 두거나 별도 공간으로 분리한 주차면은 48개(5.7%)에 불과했다.
전기차에서 불이 나면 ‘제트 화염’이 삽시간에 주변 차량을 집어삼키는 만큼 화재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 제트 화염은 연료가 빠르게 분사하거나 고압에서 연소하면서 형성되는 길고 강력한 화염이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는 전기차 주차면 사이에 최소 90∼120㎝의 여유 공간을 두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주차장 30곳 중 2곳은 고전압 시설 등 위험지역 인근에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이나 충전시설을 설치해 대형 사고로 번질 우려마저 있었다. 유사시 초동 대응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질식 소화포를 비치한 곳도 절반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은 문제점이 드러난 주차장 관리 주체에 안전 관리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또 관계부처에는 전기차 화재 특성을 고려한 전용 주차구역의 안전 기준을 마련할 것을 건의할 방침이다.
소비자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