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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행 어드벤처’ 탑승하시렵니까···2025 푸에르자 부르타 서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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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행 어드벤처’ 탑승하시렵니까···2025 푸에르자 부르타 서울 공연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 크레센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 크레센트엔터테인먼트 제공

#1. 입장할 때부터 다른 공연들과는 사뭇 다르다. 서울 성동구 성수문화예술마당 부지에 들어선 특설 공연장 FB씨어터. 공연장에 들어서면 낮은 조도의 붉은 조명 아래 비트 강한 음악이 장내를 가득 채우고 있다. 공연을 기다리며 느슨하게 줄지어 서 있는 관객들과 함께 잠시 어울리다 보면 여기가 클럽인지 콘서트홀인지 영화세트장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에서 시작해 전 세계 37개국, 68개 도시에서 7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사로잡은 글로벌 공연 브랜드 ‘푸에르자 부르타’ 시리즈의 새 작품 <2025 푸에르자 부르타 - 아벤>(이하 아벤)이 지난 18일 서울에서 막을 올렸다. 무대와 객석이 분리되는 기존 공연의 관성을 타파한 공연으로 유명하다. 몰입감을 극대로 끌어올려 주는 관객참여형 퍼포먼스가 70분 내내 이어진다.

#2. 막이 오르고 타악기를 신나게 두드리던 배우들의 정반대편 공중에서 갑자기 거대한 지구본이 등장한다. 갑자기 배우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나타나 지구본을 굴리며 달린다. 그 아래 패션쇼장 ‘런웨이’ 같은 곳은 트레드밀이 길게 이어져 있는데, 배우들은 수시로 그 위를 걷거나 달리거나 춤을 추며 공연장 전체의 흥을 돋운다. 대형 크레인이 장내를 종횡무진하고 와이어에 달린 배우들은 하늘을 달린다.


<아벤> 제작진들은 이번 작품이 단순한 기존 시리즈의 후속작이 아니라고 말한다. 시리즈명 푸에르자 부르타는 스페인어로 잔혹한 힘이란 뜻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불가사의한 힘을 의미한다. 이번 작품의 부제 ‘아벤(AVEN)’은 천국(heaven)과 어드벤처(adventure)를 조합해 만든 단어라고 한다. 파비오 다킬라 총괄 코디네이터는 첫 공연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객들이 공연장에 들어서면 매직박스라는 이름의 커다란 무대를 만나게 되는데, 바로 이곳에서 천국에 온 것 같은 엄청난 해방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 크레센트엔터테인먼튼 제공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 크레센트엔터테인먼튼 제공

#3. 주로 하늘에서 놀던 배우들은 어느샌가 땅으로 훌쩍 내려와 관객들 사이를 헤집고 다닌다. 여기저기서 관객과 배우가 함께 어깨동무도 하고 가벼운 춤도 춘다. 놀이공원 퍼레이드에서는 기껏해야 ‘하이 파이브’ 정도 해주지만 여기서는 어울리는 시간이 꽤나 길다. 배우에게는 공연장 전체가 무대다.


어드벤처, 헤븐 같은 단어는 테마파크나 워터파크 같은 놀이공원에서 흔히 접하는 단어들이다. 실제로 공연장 전체가 하나의 ‘성인 전용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연은 만 8세 이상이면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음악 소리와 진동, 소음이 크고 음주가 가능한 환경이어서 미성년자에게 썩 어울리는 공간은 아니다.

‘천국행 어드벤처’ 탑승하시렵니까···2025 푸에르자 부르타 서울 공연
#4. 처음부터 끝까지 오감이 작동하느라 하이라이트가 따로 없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대왕고래’ 같이 생긴 거대한 고래가 공연장 한복판으로 자리 잡으면 관객들은 마치 심해에 온 듯한 착각과 환상 속에 빠져든다. 고래는 흐느적흐느적 공간 전체를 누비고 다니면서 관객들을 툭툭 치고 간다.


요즘 공연에서 사진 촬영이나 업로드가 허용되는 공연은 드물다. 스포일러 가능성이나 상업적 재활용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일 텐데 <푸에르자 부르타> 시리즈는 관객들이 사진과 영상을 자유롭게 찍고 SNS에 올릴 수 있다. 2030 MZ세대들이 관객의 대다수인 개막 공연에서도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은 손에는 스마트폰을 놓지 않았다. 푸에르자 부르타가 이들에게는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맛집’인 셈이다. 실제 70분의 공연이 끝났어도 관객들은 멋진 조명과 무대 장치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퇴장할 생각을 잊은 듯했다. 공연은 6월22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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