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체제’ 이진숙 방통위, 이사 선임 절차 강행에
유시춘 이사장 등 반발, 보수 쪽은 “성명 부적절”

20일 경기 고양 EBS 사옥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 탁지영 기자
EBS 이사회가 유시춘 이사장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방송통신위원회의 EBS 사장 임명을 두고 충돌했다. EBS 사장에 지원한 신동호 이사는 자신을 둘러싼 내정설에 대해 “대답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EBS 이사회는 20일 오후 경기 고양 EBS 사옥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었다. 회의 초반부터 유 이사장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EBS는 자체 특별감사를 통해 유 이사장이 1686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힌 상태다.
여권 측 이사들은 이사회에서 1686만원에 대한 회수 조치를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 측 이사들은 안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해당 혐의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들었다. 유 이사장은 “내부 감사 결과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형사든 민사든 재판 결과가 나오면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EBS 사장 측은 “법원 결정 이후에 관련 법률 검토를 거쳐 최종 환수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사들은 5인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진숙 위원장·김태규 부위원장 2인 체제에서 EBS 사장 선임 절차를 이어가는 것을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유 이사장과 김선남·문종대·박태경·조호연 이사는 지난 17일 “부당한 EBS 사장 임명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보수단체 자유언론국민연합 공동대표인 이준용 이사는 이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EBS 사장은 (지난 7일로) 임기를 마쳤고 절차상 인사권을 행사하는 정부의 몫”이라며 “자기와 색깔이 다른 정부라고 해서 성명을 낸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전국언론노조 EBS지부가 20일 경기 고양 EBS 사옥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장 임명을 비판하는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탁지영 기자
EBS 사장에 지원한 신동호 이사는 자신의 내정설에 대해 “대답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 내정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21대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2020년 3월에 당적을 갖고 4월에 말소됐다”며 “어떤 당적을 가졌기 때문에 편향성을 가질 것이라는 것 자체도 하나의 편견”이라고 반박했다. 이진숙 위원장과 과거 MBC에서 함께 일해 특수관계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너무 터무니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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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이사회가 끝난 뒤 복도에서 ‘불법 방통위 알박기 인사 규탄한다!’ ‘이사회는 각성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다.
방통위는 이날 EBS 사장 지원자 8인 전원을 면접 대상자로 확정했다. 방통위는 이달 중 8명에 대해 직무수행계획 발표, 질의답변 등 면접을 실시한 뒤 EBS 사장을 임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