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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에 죽어가는 가자 어린이들

입력 2025.03.20 18:13

수정 2025.03.2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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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걸음마를 뗀 아이가 갑자기 떨어진 미사일에 맞았고,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는 폭격에 집이 무너져 엄마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 하얀 천에 덮인 주검들 앞에서 살아남은 가족은 통곡하고, 안치소에서 어린 딸의 얼굴을 확인한 아버지는 오열했다.

휴전을 파기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하면서 ‘지옥도’가 다시 펼쳐졌다. 많은 어린이가 무너진 건물에 깔려 숨졌다. 현장을 목격한 기자는 “이 참극을 설명할 단어가 없다”고 전했다. 1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의 민간인 436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183명이 어린이였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들이다. 지난해 12월까지 1년여간 전쟁으로 사망한 가자 주민 4만4700여명 가운데 44%가 어린이인 것으로 집계됐다(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보고서). 가장 약하고 여린 이들이 폭력의 광기에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살아남은 아이들도 생지옥을 경험하긴 마찬가지다. 가족·친구들의 죽음을 목격하며 생겨난 ‘전쟁 트라우마’는 마음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당할지 모르는 폭격에 대한 공포, 가족을 잃은 슬픔과 상실감은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영국 비정부기구인 ‘전쟁고아재단’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26쪽짜리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아이들의 보호자 중 96%는 ‘자녀가 죽음을 가깝게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에 직접 참여한 어린이 중 79%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어린 희생자들이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공습을 퍼부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재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공습 직전까지 인도적 지원과 전기를 끊은 이스라엘의 ‘지옥 계획’으로 가자는 이미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의약품은 바닥났고 병원 치료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일대에 ‘공습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대피하라’는 전단을 뿌리고 있지만, 남은 주민들은 “더는 잃을 것도 갈 곳도 없다”며 대피하지 않고 있다. 끔찍한 살육과 희생은 언제쯤 멈출까.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20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진 아이를 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20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진 아이를 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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