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5일 대통령 윤석열이 관저에서 체포된 후 김건희 여사가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건데”라며 경호처 직원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마음 같아서는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석열 체포 방해 혐의로 신청한 김성훈 경호처 차장 구속영장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당시 김 여사 발언에 놀란 경호관이 김신 가족부장에게 이런 사실을 전화로 직보했고, 경찰 특수단이 압수한 김 부장 휴대전화에서 해당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의 섬뜩한 언행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사인인 대통령 배우자가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기 사용 운운하는 게 과연 가당한가. 만에 하나 당시 경호관들이 총기를 사용했다면 경찰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윤석열 체포 과정에서 유혈 사태나 내전 같은 미증유의 불상사가 일어날 뻔했다.
윤석열 측은 지금껏 “경호처에 물리력을 사용하지 말고 마찰 없이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총기 사용을 지시한 적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 등에 따르면 윤석열은 체포되기 전 김성훈 차장 등 경호처 간부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총을 쏠 수 없냐”고 물었다. 김 차장과 함께 윤석열 체포 방해를 주도한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1차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선 뒤 직원들에게 MP7 기관단총과 실탄을 관저로 옮겨두고 “제2정문이 뚫린다면 기관총을 들고 뛰어나가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경호처 실세인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이 ‘김건희 라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경호처를 사병화한 윤석열 부부는 총기까지 써서 저항하려 했고, 김 차장 등이 이를 실행하려 했으나, 상식적인 판단을 가진 다수의 경호관이 거부해 미수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법원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했고, 심우정 검찰총장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항고를 하지 않아 이 위험한 내란 수괴를 풀어주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21일 열린다. 법원은 이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경찰은 김 여사의 영장 집행 방해 시도를 철저히 수사하고 그가 12·3 비상계엄에 간여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2023년 12월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