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강 수출량 1위 ‘유럽’
국내 업계 타격 불가피 전망
포스코 “신규 판로 찾을 것”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철강 수입량을 최대 15%까지 줄이기로 했다. 미국의 고율관세를 피하려는 제3국 철강 제품이 유럽으로 대량 몰릴 수 있는 만큼 역내 철강업계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EU의 이번 조치로 지난해 기준 EU 철강 수입국 3위인 한국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집행위원회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철강·금속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다음달 1일부터 철강 품목의 수입 쿼터(세이프가드)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수입 철강 물량을 약 15%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U는 2018년부터 철강 제품 26종에 쿼터제를 적용하고 초과 물량에 25%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를 시행하고 있다. 세이프가드 조치는 내년 6월 완전히 종료되지만 EU는 이를 대체할 새로운 조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번 EU의 쿼터 축소로 한정된 물량 내에서 다른 나라와의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EU로 수출한 철강은 393만2366t으로 전체 철강 수출량(2982만1517t)의 13.19%를 차지한다. 개별 국가가 아닌 EU 경제권으로 살펴보면 한국에 유럽은 철강 중량과 수출액 모두 1위 시장인 셈이다.
EU는 철강으로 국한된 세이프가드 규제를 추후 알루미늄 제품으로 확대할지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또 일명 ‘탄소세’로 불리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대상도 넓힐 계획이다.
CBAM은 역외에서 제조돼 EU로 수입되는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등 6가지 품목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 중 탄소배출량 추정치를 계산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포스코 측은 “판매계획 다변화 등을 통해 신규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0일 국내외 통상 환경 및 정책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회장 직속 ‘글로벌통상정책팀’을 신설해 그룹 통상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조치는 철강 수출 물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진 않았지만 EU의 쿼터 축소는 물량 자체를 줄이는 거라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