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국민 요구 대신한 것” 진화…중도층 민심 악화 우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겨냥해 내놓은 ‘몸조심’ 발언에 대해 “8개 사건, 12개 혐의를 받고 있고 협박죄를 저지른 이 대표야말로 현행범 체포 대상 1순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틀째 비판을 이어가면서 쟁점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최상목 (권한)대행을 향해 조폭이나 할 법한 몸조심하란 극언을 퍼부었다”며 “이미 이 대표 주변 인물들의 연쇄 사망사건이 있던 터라 농담으로 넘겨들을 수 없는 섬뜩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야말로 내란 선동이고 테러 조장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협박을 했다”며 “도대체 대한민국 헌법 어디에 사적으로 테러를 사주하라고 명시하고 있나”라고 밝혔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부분에 대해선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표 본인의 어떤 형태로든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대표에 대한) 윤리특위 제소는 오늘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최 권한대행을 향해 “경찰이든 국민이든 누구나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민주당 친이재명(친명)계는 “국민의 요구사항을 과격하게 표현한 것”이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썩 듣기 좋은 말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는 권한대행이 헌법을 안 지키고 있지 않으냐. 국민적 분노를 이 대표가 대신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발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부적절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1 야당의 대표이고 차기 대통령 후보를 생각하시는 분은 국민한테 겸손해야 한다. 좀 신중한 말씀을 해야 하는데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계속되는 이 대표의 돌발 발언과 이에 따른 논란이 중도층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최근 매불쇼에서의 ‘검찰 내통’ 발언도 그렇고 수위가 아슬아슬하다”며 “이 대표의 강한 이미지를 부각해 중도층에서는 비호감(여론)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