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 야산서 4번째 발생
충남 공주 내산리에도 잇따라
산림당국, 방화 등 고의 의심
강원 원주에선 용의자 붙잡아
봄철 산불 위험이 높아진 시기에 특정 지역에서 산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산림당국은 방화 등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경찰과 함께 원인 파악과 가해자 검거에 나섰다.
20일 산림청 산불발생 정보 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16일 오후 8시12분쯤 경남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의 야산에서 불이 발생했으며 4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산림청은 당시 산불 원인 조사 과정에서 의문스러운 점을 확인했다. 불이 난 용당리 산12번지에서만 2022년 이후 벌써 네 번째 산불이 발생했다. 모두 야간에 인적이 드문 농로 주변에서 발생했다.
산림당국은 이 일대에서 누군가 고의로 산불을 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경찰 협조로 용의자 파악과 검거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았다. 양산시는 해당 지역에 감시카메라 4대를 설치하고 감시원을 24시간 배치한 상태다.
지난 19일에는 이미라 산림청 차장이 현장을 찾아 관계기관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원동면 관계자는 앞서 관계기관회의에서 “산불진화가 어려운 야간에 고의성 산불이 발생해 지역 민심이 좋지 않다”며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지 않도록 방화범이 조속히 검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에서도 최근 반복적인 산불이 났다. 공주시 우성면 내산리에서는 지난 16일 오후 7시20분쯤 산불이 났다. 불은 44분 만에 진화됐지만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내산리 일대에서는 지난 8일과 10일에도 낮에 산불이 났기 때문이다.
산림당국은 앞선 두 차례 산불 당시에는 담뱃불에 의한 실화를 원인으로 추정했지만 16일에는 낙엽을 모아 태운 듯한 흔적 등을 토대로 방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지난 11일에는 강원 원주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방화 용의자가 검거됐다. 오후 1시52분쯤 원주시 문막읍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났는데, 목격자 신고를 받은 경찰이 30여분 만에 인근을 서성이던 40대 방화 용의자를 붙잡았다.
올 들어 전국에서는 모두 174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162.51㏊가 탔다.
평년보다 산불이 적었던 지난해 1년 동안 279건의 산불이 발생해 131.94㏊가 탄 것과 비교하면 건수가 크게 늘었고, 피해 면적은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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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은 사소한 부주의에 의한 것이라도 원인 행위자로 확인되면 산림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타인 소유 산림에 불을 지른 경우에는 5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경남 양산과 충남 공주 등에서 반복된 산불 상황을 점검하면서 “동일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산불이 발생한 지역을 목록화하고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철저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