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주장감 아냐” 선 넘은 여론에
“16개 득점 기회” 데이터로 반박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부진에 주장 손흥민(33·사진)이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에 현지 매체마저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여론을 반박하며 손흥민의 가치를 증명하고 나섰다.
런던 연고지 팀 전문 매체 풋볼런던은 20일 “토트넘은 리그 하위권(14위)에 머물고 있지만, 손흥민은 괜찮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16개의 결정적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21개), 부카요 사카(아스널·19개), 콜 팔머(첼시·19개)에 이어 리그 4위다.
손흥민이 창출한 기회 중 9개가 어시스트로 이어졌다. EPL 어시스트 공동 선두인 살라흐, 안토니 로빈슨(풀럼), 사카, 미켈 담스고르(브렌트퍼드·이상 10개)와 1개 차다. 풋볼런던은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손흥민은 팀이 창의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선수로서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 EPL에서 득점 7개에 그치자 에이징 커브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풋볼런던은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횟수가 손흥민보다 많은 선수는 3명뿐일 정도로 그에게 운이 따르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과 달리 새로 영입한 도미닉 솔랑키, 마티스 텔을 손흥민 대신 최전방에 세우고 있다. 주로 왼쪽 윙어로 출전하면서 손흥민의 득점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었다. 풋볼런던은 “그럼에도 측면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메이커로서 손흥민의 중요성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토트넘은 승점 34점으로 14위에 머물러 6위 뉴캐슬과는 13점 차로 벌어졌다.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지난 16일 풀럼전에서 0-2로 진 뒤에는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일부 팬은 손흥민과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리며 아쉬워하는 손흥민을 향해 “연기하지 말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졌다.
주장으로서 리더십까지 비난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토트넘 출신 제이미 오하라는 “손흥민은 더 이상 팀의 주장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했고, 해리 레드냅 전 감독도 “손흥민은 좋은 선수지만 주장감은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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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판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갈수록 떨어지는 득점력은 손흥민의 잘못이라기보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과 맞물려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이후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2021~2022시즌에는 살라흐와 함께 EPL 득점왕(23골)을 차지하는 등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총 448경기에 나서 173골 9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는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며 총 40경기에서 11골 11도움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