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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장악력 떨어진 국힘 지도부, 연금개혁 법안에 의원 과반이 반대·기권

입력 2025.03.21 15:40

친윤계는 장외투쟁 없이 연금 양보에 불만

친한계는 마음의 빚 없어, 미래세대 대변 전략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쟈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쟈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 연금개혁 법안에 국민의힘 의원 과반이 반대·기권표를 행사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의 당 장악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층 반발을 감안했다고 해도 이렇게 다수가 원내 지도부 지침을 이탈한 것은 여당에서 쉽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도부 합의 내용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는 의원들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장외투쟁에 나서지 않은 지도부에 대한 친윤석열(친윤)계의 불만,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친한동훈(친한)계의 선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재석 277인 중 찬성 194인으로 가결됐다. 반대가 40인, 기권이 43인으로 여야 합의로 처리된 법안임을 감안하면 반대·기권이 많았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소속 의원 108명 중 37명만 찬성했고, 반대가 26명, 기권이 30명, 불참이 15명이었다. 반대와 기권을 더하면 56명으로 과반이다.

이날도 박수영 당 연금개혁특위위원장을 비롯해 특위 위원들이 원내 지도부 합의에 반발해 전원 사퇴하고, 안철수 의원이 SBS라디오에 출연해 “연금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졌다.

국민연금법 재정안에 반대·기권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크게 3040세대 젊은 의원들과 당 연금개혁특위에 함께 했던 의원들, 친한계 의원들, 윤 대통령 탄핵반대 시위에 적극 참여한 강성 친윤계 의원들로 나뉜다. 이 중 3040세대의 반대는 청년층의 지지를 받기 위한 양동작전으로써 당 지도부에서도 인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왜 기성세대 이익만 챙기고 미래세대에게 아픔을 주냐고 민주당에 사자후를 토했지만 민주당이 완강히 거부했고, 현실적으로 우리 힘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100% 만족 못했지만 일단 합의했다”며 “국민의힘이 더 많은 선택을 받게 되면 그때 가서 제대로 된 연금개혁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 연금특위 위원은 젊은 세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구성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기권이 과반이 나온 것은 지도부 장악력이 떨어진 당 상황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많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강성 친윤계 의원들은 당 차원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장외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도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친윤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있었다면 야당에 양보하지 않았을 조건(자동조정장치 도입 유예 등)을 권 원내대표가 허용했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탄핵반대 집회에 나가는 의원들이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에서 어제 연금개혁안에도 반대·기권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친한계 의원들도 대거 반대·기권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청년들의 부담으로 기성세대가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라며 “오늘 어렵게 통과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적었다. 그는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친한계 역시 지난해 12월 한 전 대표를 대표직에서 몰아내고 취임한 권 원내대표를 따를 의무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 분위기다. 친한계는 조기 대선에 대비해 이번 합의를 기성세대의 기득권 지키기로 간주하고 미래세대를 대변하는 세력으로 매김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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