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찬반 집회에 불안·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100일째(3월24일)를 앞둔 주말 서울 도심에서는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주말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지난 22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김용포씨(65)는 “윤석열 파면이 이뤄져야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데 마음이 항상 불안하다”며 “헌법재판관들도 고심 끝에 내리는 결정이겠지만, 국민 입장에선 하루빨리 결정이 나서 나라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석방 후 철야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손윤이씨는 “8인 재판관이 한목소리로 판결을 내기 위한 과정이길 바란다”고 했다. 대학생 권찬혁씨(20)는 “이렇게 결과가 명확한 건 오래 끌면 안 된다”며 “국가 손실도 막대하고 시민 불안도 크지 않냐”고 했다.
온 가족이 함께 광장으로 나온 시민들도 곳곳에 보였다. 부모와 함께 세 번째 참가했다는 이자유군(8)은 “책에서 광주항쟁 얘기를 봤다”며 “계엄이 무섭다는 걸 알고 있어서 비상계엄 때 더 무서웠다”고 했다.
23일 광화문 서십자각 인근에서 약사들의 릴레이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전경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표는 “헌재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좌고우면하는 사이 법치주의 기본이 무너지고 사회적 갈등은 깊어져 불면과 불안, 공포로 국민의 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의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법적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녕에 관한 중대한 문제가 된다”고 했다.
자유통일당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지난주 집회에서 ‘8 대 0 기각’을 확신하던 분위기와 달리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불안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지난 22일 집회에서 만난 이모씨(62)는 “(대통령이) 석방됐을 때는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탄핵이) 인용될까 한편으로 걱정된다”며 “빨리 각하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자유통일당 인천 서구갑지역’ 부스를 지키던 최모씨(70)도 “결론은 법대로 날 것이지만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 되는 것이기에 방심은 금물”이라고 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윤 대통령이) 살아오지 아니하면 내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내가 대통령 같으면 계엄령 한 번 더 하고 싶다”며 지지자들을 선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