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아반떼.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기아의 미국 누적 판매가 올해 3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 진출 39년 만의 기록이다. 1990년 100만대 돌파 이후 2011년 1000만대, 2018년 2000만대를 넘어섰다. 누적 판매 1000만대 돌파까지 25년이 걸렸지만, 또다시 1000만대를 더하는 데 걸린 시간은 7년에 불과했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986년 미국 시장에서 첫 판매를 개시한 이후 올해 2월까지 모두 2930만3995대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 판매량은 현대차 1711만6065대, 기아 1218만7930대다. 누적 판매 3000만대까지 남은 대수는 70만대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최다인 170만8293대(현대차 91만1805대·기아 79만648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올해 중반쯤이면 3000만대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1986년 1월 현대차가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액셀’을 미국에 처음 수출한 이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을 중점적으로 공략해왔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1992년 미국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1994년부터 세피아, 스포티지를 판매했다.
두 업체는 현지 생산기지도 구축했다. 현대차는 2005년에는 앨라배마주에, 기아는 2010년 조지아주에 첫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그룹 기준 세 번째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연다.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현대차는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기아는 쏘렌토였다. 아반떼는 1991년 첫 판매 이후 지난 2월까지 388만대가 팔렸고, 쏘나타(342만대)와 싼타페(238만대), 투싼(187만대)이 뒤를 이었다.
2002년 미국에 처음 소개된 쏘렌토는 지난해까지 183만대가 판매됐다. 이어 스포티지(166만대), 쏘울(152만대), K5(150만대) 순이었다.
201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제네시스도 지난해 연간 판매 7만대를 넘어서며 현지 대표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SUV와 친환경차를 앞세워 미국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SUV 판매량이 128만4066대로 전체 판매량의 75% 이상을 차지했고, 2014년 기아 쏘울EV를 시작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했다. 특히 2022년에는 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 기반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이 출시되며 판매 호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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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 초기보다 지금은 수익성이 높은 SUV, 제네시스, 친환경차 등으로 제품군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한국에서 북미로 보내는 차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고, 유럽연합(EU)과 일본도 미국으로 보내는 차량이 각각 22%, 14% 증가했다”며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다음달 2일로 예고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 조치를 앞두고 대미 수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아 쏘렌토. 현대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