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이 미국에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고 자동차 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전기로는 쇳물 생산을 기존의 고로가 아닌 고온의 전기 아크를 통해 용해해 만드는 시스템이다.
현대제철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70만t 규모의 자동차 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사에서 2028년까지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대미 투자) 핵심은 철강 및 부품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미국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60억달러의 투자”라며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신설 계획을 소개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2일 전 세계 수출국에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했다. 현대제철이 국내에서 생산한 강판을 미국 현지 공장으로 보내 자동차를 생산하려면 25%의 철강 관세가 부과되지만, 현지 제철소에서 직접 강판을 생산해 납품하면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있고 비용 절감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현대제철은 총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투자해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생산 규모는 연간 270만t을 갖출 예정으로 이는 트럼프 1기 이후 최근까지 한국의 대미 무관세 수출 쿼터였던 263만t을 능가하는 규모다.
현대제철은 “이번 미국 투자는 자동차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탄소저감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전기로 제철소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신규로 가동되는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와도 인접해 있어 물류비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차종에 들어가는 강판을 주력으로 공급하고 향후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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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투자 재원의 안정적 확보와 미국 제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공동 투자를 협의 중에 있으며, 전략적 파트너사와의 지분 투자도 검토 중이다. 또한 미국 내 탄소저감 전기로 생산 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되면 이를 국내에도 빠르게 확대 적용해 탄소중립 체제로의 전환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철강시장은 견고한 철강 수요와 높은 가격, 미래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글로벌 생산거점을 구축해 미래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철강사의 방향성을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