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해 10월28일(현지시간) 마닐라의 필리핀 상원에서 열린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상원 조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외교부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체포되기 전 중국으로 망명 시도를 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 당시 수만명을 살상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구금돼 있다.
2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중국 망명 타진을 전한 보도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에 “중국 측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으로부터 망명 신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필리핀 GMA 방송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ICC에 체포되기 전 중국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거부했다고 지난 20일 보도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체포 5일 전인 지난 7일 필리핀 해외 노동자들과 함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에 입국했다. 같은 날 ICC는 그가 홍콩에 입국한 지 얼마 안 돼 비밀리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소식통은 ICC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필리핀 경찰 범죄수사국(CIDG)이 당초 홍콩에서 그를 체포하려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콩 경찰이 ‘중국은 로마규정(ICC 관할권을 인정하는 조약) 당사국이 아니다’라며 인터폴 협조를 거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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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DG는 지난 11일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입국한 순간 그를 체포했다.
이와 관련해 궈 대변인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홍콩 방문은 개인적인 휴가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식통의 특정 주장은 조작됐거나 숨은 의도를 갖고 제기된다”며 “언론이 적절한 검증 없이 그러한 주장을 지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