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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시민 대피령’…청송·영양·영덕까지 ‘산불 위협’

하회마을 ‘비상’·의성도 진화 난항

청송 도로서 60대 여성 시신 발견

화마에 잿더미로 변한 마을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25일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 마을의 주택들이 강풍에 날아온 불씨로 인한 발화로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화마에 잿더미로 변한 마을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25일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 마을의 주택들이 강풍에 날아온 불씨로 인한 발화로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헬기 77대 등 자원 총동원에도 나흘째 진화율 68% 불과
이재민 5489명…고운사 사찰 전소·교도소 재소자 이감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주변 도시로 확산됐다.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병산서원이 있는 안동 풍천면은 물론 청송·영양·영덕까지 산불 영향권에 들어갔다.

산림청은 전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안동시는 25일 의성 산불이 안동 풍천면 등으로 급속도로 확산하자 이날 오후 5시5분 “전 시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달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안동 ‘시민 대피령’…청송·영양·영덕까지 ‘산불 위협’

산불은 강풍을 타고 북동쪽으로 진행돼 전날 안동 길안면으로 번진 데 이어 이날 오후 들어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까지 직선거리로 10㎞인 풍천면까지 확산했다. 산불은 안동을 넘어 청송과 영양, 영덕까지 위협했다. 경북 청송·영양·영덕군도 재난문자를 통해 대피령을 내렸다. 주왕산국립공원 역시 산불 영향권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7시쯤 청송군 청송읍 한 도로 외곽에서 대피 중이던 60대 여성이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영덕경찰서 소속 순찰차는 주민을 대피시키러 갔다가 번지는 산불에 타기도 했다.

이날 전북 고창군과 울산 언양읍에서 산불이 새로 발생했고, 진화가 끝난 충북 옥천군에서는 산불이 20시간 만에 되살아났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4시 전국 모든 지역에 대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으로 상향했다.

도로 앞까지 내려온 불길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인접한 안동시 전역으로 확산된 25일 안동으로 진입하는 도로 앞 야산이 불타고 있다. 안동 |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도로 앞까지 내려온 불길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인접한 안동시 전역으로 확산된 25일 안동으로 진입하는 도로 앞 야산이 불타고 있다. 안동 |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의성 산불은 안동으로 확산하면서 진화에 어려움이 더해졌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의성 산불 진화율은 68%로 약간 올라갔으나 산불영향구역은 1만5185㏊로 더 넓어졌다. 지난 24일 오후 8시 기준 의성 산불의 영향구역은 8490㏊였다. 하룻밤 새 여의도 면적 20배에 달하는 6000㏊가량이 추가로 영향권에 든 것이다. 완전 진화 직전까지 갔던 경남 산청과 울산 울주 산불도 이날 오후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

산림당국은 진화헬기 77대와 인력 3836명, 진화차량 457대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으나 초당 순간최대풍속 10~20m의 강풍으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전국 산불영향구역은 총 1만6617㏊다. 2000년 4월 강원 강릉·동해·삼척·고성 산불(2만3913㏊)과 2022년 3월 강원 강릉·동해·삼척·경북 울진 산불(2만523㏊)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크다.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형 산불의 피해면적은 2만2810㏊였다.

소방청은 의성 산불이 안동 지역으로 확대된 전날 국가소방동원령 3호를 발령했다. 대규모 재난 시 발령되는 최고 단계의 소방동원령으로 올해 재난 대응으로 동원령 3호가 발령된 것은 처음이다. 현재까지 전국에서 총 320대의 펌프차와 소방공무원 506명이 투입됐다. 전남도와 강원도가 각각 헬기 8대, 17대를 지원하는 등 전국 여러 지역에서 힘을 보탰다. 경기도는 대형 산불 피해지역에 재해구호기금 5억원과 인력·장비를 지원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산청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 영남 지역 산불로 지금까지 사망 4명을 포함해 1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주택과 창고, 사찰, 공장 등 건물 152곳이 산불 피해를 봤다. 이재민은 2506가구·5489명이 발생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산불 영향권에 든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 재소자들을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신라 신문왕 1년(68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사찰 의성 고운사가 전소돼 국가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이 불타는 등 문화재 피해도 컸다.

산불 확산으로 고속도로와 철도 통행도 통제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후부터 서산영덕고속도로 안동JC~청송IC 양방향 통행을 전면 차단한다고 안내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중앙선 안동~경주 구간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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