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여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들이 부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고 있다. 재집권 뒤 강경 드라이브를 이어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의 연관성을 부각하며 경쟁력을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코가(KOGA·KOrea Growth Again·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를 자신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선거 구호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유사하다. 오 시장은 지난 14일 SBS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마가에서 힌트를 얻었다”며 “성장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께 희망과 비전을 드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지난 24일 발간한 책 <다시 성장이다: 오세훈의 5대 동행, 미래가 되다> 의 표지 사진을 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공식 사진을 연상케 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25일 기자와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캐릭터가 아닌, 그의 강하고 선명한 선거 전략을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동문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동문이란) 말씀을 (이 전 대통령에게) 드렸더니 ‘한국보다 미국에서 학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그걸 정말 중요한 국가를 위한 자산으로 생각해서 잘 쓰라’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 정치 많이 본 기사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9일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이 주최한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 토크 콘서트에서 “나이가 이제 70이 됐다”며 “옛날에 YS(김영삼)하고 있을 때에 비하면 지금 나이가 50대 밖에 안 된다. 트럼프가 저보다 (나이가) 많다. 78세? 나도 5~6년은 (정치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현재 거론되는 여권 주자 중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73세)에 이어 나이가 두 번째로 많다. 고령에도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 사례를 강조하며 자신의 고령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범여권 주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하버드대학교 출신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학맥이 대미 외교에 도움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대전 국립한밭대 강연에서 “국회의사당만 가면 온통 서울대 법대생인데, 워싱턴 정가로 가게 되면 여의도 정치에서 소수파였던 이준석이 다수파가 된다”며 “어차피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했는데 나라를 위해 쓰면 된다. 외교적 인맥을 넓히고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