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츠 사무실 직원이 기자 초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정부 고위급 외교안보라인 인사들이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 채팅방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 공습 계획을 논의한 것에 대해 “해당 채팅방에서 기밀 정보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및 미국 대사들과의 회의 도중 기자들과 진행한 문답에서 “내가 알기로는 그 일이 일어날 동안에는 기밀 정보가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후티에 대한) 공격은 완전히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채팅방에서 후티 공습이 논의된 시점에는 공격이 진행 중이어서 이미 해당 내용이 기밀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알기로는 기밀 정보는 없었고, 그들은 (채팅) 앱을 사용했다. 그 앱은 정부의 많은 사람, 언론의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라고도 했다.
지난 24일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은 자신이 후티 반군 공습 계획을 논의하는 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팀의 시그널 단체 대화방에 추가됐으며, 실제로 지난 15일 공습이 이뤄지기 약 2시간 전에 공습 계획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1일 자신에게 시그널 초대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골드버그가 초대된 채팅방에는 J D 밴스 부통령과 국방·국무·재무장관, 국가정보국장(DNI),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트럼프 정부 핵심 인사 18명이 있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대사 지명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번 사건으로 군사적 기밀을 민간 메신저 채팅방에서 논의한 데다, 언론에 실수로 기밀을 유출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보안 의식이 허술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왈츠 보좌관의 사임 요구도 일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두둔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배석한 왈츠 보좌관을 가리키며 “테이블 끝에 앉은 사람같은, 매우 훌륭한 사람을 비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왈츠 보좌관이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그럴 필요가 없다. 그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채팅방에 골드버그 편집장을 초대하는 실수를 저지른 사람은 왈츠 보좌관 사무실의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골드버그 편집장이 해당 채팅방에 어떻게 들어가게 됐는지를 조사하겠다면서, 해당 조사를 왈츠 보좌관에게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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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당 조사는 연방수사국(FBI)과 관련이 없고, 보안과 관련된 문제”라며 “예컨대 누군가 침입할 수 있을까, 사람이 대화에 끼어들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형태의 기구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에 왈츠 보좌관은 “기술 전문가와 법률팀이 검토하고 있으며, 모든 것을 가능한 한 안전하게 유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