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에 역부족
오후부터 강풍 악재
27일 전국에 비가 내리지만 강수량이 적어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26일 늦은 오후 남부지방에서 시작된 비가 전국으로 확대되지만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 지역 강수량은 5㎜ 미만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5㎜ 미만’은 강수 예보 중 아주 낮은 단계이다.
그나마 비가 찔끔 온 뒤 당분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다. 기상청은 다음달 5일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맑고 건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강원 영동과 경북 지역은 대기가 매우 건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도 26일 오후부터 전국에 순간풍속 초속 15m 이상으로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평년보다 더 높은 기온도 산불 진화를 어렵게 했다. 27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8~17도, 낮 최고기온은 14~24도로 초여름 날씨를 보이겠다.
국제 과학자 단체들은 기후변화가 최근 한국 산불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비영리 기후변화 연구단체 클라이밋센트럴은 26일 “3월 중하순 한국과 일본 전역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나 산불 발생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번 산불이 발생한 기간 한국의 기온이 1991~2020년 평균보다 4.5~10도 높았으며, 이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인해 생긴 이상고온 때문이라고 했다.
국제 기후과학자 네트워크인 클리마미터도 지난 75년간 기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일본의 최근 산불 피해 지역은 기온이 지난 수십년 대비 2도 더 높았고, 일일 기준 강수량이 최대 2㎜(30%) 더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에히메, 오카야마, 미야자키 등 서부 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며칠째 이어지며 26일 현재 7500명 이상이 대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