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헌재, 계엄 면허 주나”
민주당, 선고 지연에 압박 강화
일각선 사법부 흔들기 자중론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이 26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야 정치권이 연일 헌재 선고 방향에 대한 추측과 압박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자중론이 나왔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피청구인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기일 신속 지정 촉구 결의안’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대하며 퇴장했다. 민주당은 향후 결의안 채택을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재적의원 4분의 1(75명) 이상이 요구하면 국회의원 전원(300명)으로 구성된 전원위를 열 수 있다.
민주당은 당력을 총동원해 헌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가 혼돈 그 자체인데 하루라도 빨리 혼란을 종식해야 할 헌재가 결정을 미룬다는 것 자체가 헌정질서에 대한 위협”이라며 “(헌재가) 비상계엄의 면허증을 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정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천막당사 24시간 체제로 전환해 국회의원 전원이 철야 농성에 돌입하고, 헌재 앞 기자회견에 단체장·지방의원까지 포함하는 방향도 고려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관 8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석열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국민 신임에 대한 배신이며 헌법의 사망선고이자 민주공화국 파멸선고”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회의 혼란과 국민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이르렀다”고 적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재가 원칙을 깨고 선고일자를 미뤄온 과정에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적었다.
민주당 내에선 헌재의 신뢰와 권위를 흔드는 발언을 자제하자는 반응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여당이 되겠다는 원내 1당인 우리가 국민을 안심시키고 사법 시스템을 믿어달라고 해야 하는데 국민의 불안함을 더 자극하는 듯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소영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의 ‘보이지 않는 손’ 주장에 대해 “지금 국민도 괜히 걱정하고 초조해하시는 마당에 정치인들이 그걸 더 키우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