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 정책·조직 문화에 각 5명씩 팀원 구성···첫 안건 ‘성과 평가 부분 개선’ 등 논의
기존 운영 방식 되풀이···갑질 예방·내부 문제 개선 등 결함 찾는 역할 부족 ‘목소리’

전북도청 모습. 김창효 선임기자
전북도가 도정 비판과 혁신을 꾀한다며 야심 차게 출범시킨 ‘레드팀’에 대해 공직사회 안팎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김관영 전북지사는 지난해 고위 공무원들의 갑질과 비위 행위가 잇따르자 직원들의 다양한 정보를 도지사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인 레드팀을 신설한다면서 내부 공모를 거쳐 10명의 팀원을 선발했다. 기존 선의의 비판 목소리를 낸다며 만든 ‘선비’팀은 제 역할을 못 하고 기능이 중복되면서 지난 1월 해체했다.
레드팀은 중세시대 성인으로 추대될 후보자를 검증하는 조직에서 유래한 것으로, 현대에 와서는 조직이나 사업의 약점을 파악하고 문제 개선을 위해 결함을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내부 비판 조직이다.
레드팀장과 팀원들은 비밀리에 비공개로 운영된다.
이들은 안건 발굴·논의를 거쳐 중간 조율 후 도지사 주재 정례간담회를 한다.
하지만 레드팀은 내부 직원들로 구성해 도지사에게 직보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하지만, 한시적인 태스크포스(TF)로 운영되는 데다 운영 방식도 불분명해 이미 유명무실화된 과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지난달 도정 정책과 조직 문화 2개 분야에 각 5명씩으로 구성을 마친 팀은 지난 21일 첫 회의 열고 성과 평가 부분 개선과 언론 기사 스크랩 문제 등을 논의했다.
공무원 A씨는 “레드팀을 만들 때 내부 비판을 통해 공무원 행정을 혁신하겠다면서 떠들썩하게 홍보해 놓고 제대로 된 안건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첫 안건만이라도 갑질 예방 등 내부 문제를 개선하는 쓴소리를 해야 했는데 기존에도 할 수 있는 안건을 논의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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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지 전북도의회 의원(비례)은 “그간 논란이 된 공직자 기강 해이와 비위, 부정부패를 바로잡기 위해 레드팀을 신설했지만, 명확한 팀원 선발 기준이 없는 데다 특정 세력의 영향을 받을 우려도 있다”며 “선의의 비판에 기댄 땜질 행정이 아니라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해 도정을 혁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천영평 전북도 기획조정실장은 “레드팀은 기존 부서에서 볼 수 없는 부분까지 내부자의 시선에서 다시 한번 살펴보자는 차원에서 구성된 것으로 감사나 감찰을 수행하는 역할이나 기능이 없다”며 “팀원에게 특별한 혜택이나 권한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며, 조직의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