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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토안보장관, 이민자 추방 적법성 논란에도 엘살바도르 수용소 찾아 ‘호령’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가운데)과 엑토르 구스타보 빌라토로 엘살바도르 법무·공안장관(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있는 테러범수용소(CECOT)를 둘러보고 있는 가운데 수감자들이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가운데)과 엑토르 구스타보 빌라토로 엘살바도르 법무·공안장관(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있는 테러범수용소(CECOT)를 둘러보고 있는 가운데 수감자들이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민 정책을 관장하는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이 자국에서 추방된 미등록 이민자들이 갇힌 엘살바도르 수용 시설을 시찰했다. ‘적성국 국민법’을 적용해 이민자를 제3국으로 추방하는 행위에 대해 법원이 적법성을 따지고 있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놈 장관이 엑토르 구스타보 빌라토로 엘살바도르 법무·공안장관과 함께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있는 테러범수용센터(CECOT)를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경비원에 연행된 약 12명의 수감자는 감방에서 나와 티셔츠와 마스크를 벗을 것을 강요받기도 했다. 가슴에 ‘MS’라고 적힌 문신이 새겨진 수감자도 있었는데, 이 문자는 엘살바도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 범죄조직 ‘MS-13’을 의미한다고 AP는 전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있는 테러범수용센터(CECOT) 수감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있는 테러범수용센터(CECOT) 수감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놈 장관은 수감자들이 갇혀 있는 방 앞에 서서 “우선 불법으로 미국에 오지 말라. 추방되고 기소될 것”이라며 “이 시설은 미국 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를 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라는 것을 알아두라”고 말했다. 놈 장관은 수감자들을 배경으로 녹화한 이 영상을 자신의 엑스 계정에 올렸다.

놈 장관은 ‘미국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인들이 무기한 수용소에 갇힐 것인지’ ‘법원이 베네수엘라인 미국 송환을 명령하면 따를지’ 등 취재진의 질문은 회피했다. 시설 시찰 후에는 “우리는 법원에 판단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놈 장관은 엘살바도르를 거쳐 콜롬비아, 멕시코를 순방해 각국 정부와 이민 정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민자 추방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놈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이곳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국토안보부는 이날 엘살바도르와 계속 협력할 것이며, 강제 추방 항공편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자들의 문신을 취재진에게 노출한 배경에는 이민자 측 변호사들의 주장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변호사들은 ‘트란 데 아라과 등 갱단이 한 것과 유사한 문신을 새겼다는 이유로 무고한 이민자들이 잡혀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간 놈 장관은 직접 미디어에 출연하며 이민 단속 활동을 과시해왔다. 지난달 폭스뉴스는 말에 올라탄 채 국경순찰대 요원들과 텍사스주 델리오에서 미등록 이민자 단속에 동행한 그를 비췄다. 놈 장관은 미등록 이주민에게 출국을 권고하는 영상 광고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엘살바도르 정부와 이민자 수용 협력을 긴밀히 하는 한편, 재판부의 이민자 추방 중단 명령 위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정부 기록을 비공개 처리했다. AP통신은 법원 문서 기록을 인용, 재판부가 추방된 이민자들이 탔던 비행기의 이·착륙 시간과 탑승객 수 등 정보를 행정부에 요구했지만, 팸 본디 법무장관이 “정보 공개 시 미국의 외교와 안보에 상당한 피해 입힐 것”이라며 거부했다고 이날 전했다.

미국에는 정부가 국가 안보를 해칠 수 있는 주요 정보를 수사·재판 기관에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국가 기밀 특권’을 인정한 판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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