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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대법원, ‘형제복지원 사건’ 국가 배상 책임 첫 인정

입력 2025.03.27 18:30

수정 2025.03.2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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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24일 중구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열린 형제복지원 인권침해 사건 진실규명 결정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 생존자 연생모씨가 정근식 위원장의 발표를 들으며 괴로워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2022년 8월24일 중구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열린 형제복지원 인권침해 사건 진실규명 결정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 생존자 연생모씨가 정근식 위원장의 발표를 들으며 괴로워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대법원이 처음으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피해자들은 이번 판결로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사과와 함께 피해를 배상하고, 피해자 측 손을 들어주는 법원 판결에 대한 불복 절차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형제복지원 피해자 1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피고 측 상고를 27일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사건에 대한 별도 심리 없이 원심 판단을 유지하는 판결이다.

형제복지원은 1970~1980년대 ‘부랑자를 선도한다’는 이유로 부산지역 시민과 어린이를 납치·감금한 시설이다. 약 12년간 3만8000여명이 입소해 성폭력과 가혹행위 등을 당했고, 피해에 시달리다 사망한 입소자는 657명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공권력의 묵인 아래 인권을 침해당했다”고 증언했으나, 수십 년간 정부의 직접적인 사과는 받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2021년 5월 처음으로 “국가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세 차례 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고, 피해자들은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들은 이중 가장 처음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이다.

1·2심은 모두 피해자들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공권력의 적극적 개입·묵인 하에 이뤄진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이라며 “원고들이 강제수용으로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중 상당수가 강제수용 당시 어린 아동이었던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들에게는 수용 기간 1년당 8000만원의 배상금이 인정됐다.

그러나 정부가 반복적으로 불복하는 것을 봐온 원고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원고 중 한 명인 김의수씨(53)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불복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자살 시도를 했다가 겨우 깨어나기도 했다. 정부는 상고 기한을 하루 남기고 상고장을 제출했다. 대법원은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피해자 측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 원고이기도 한 이향직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 대표는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사과가 되는 것”이라며 “정부는 지금도 잘못한 게 없다는 식인데, 하루빨리 사과와 함께 상소를 취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을 대리한 김건휘 변호사는 “늦게라도 판결이 확정돼서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어 다행스럽다”며 “다른 사건들도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법 판결 취지에 따라 (정부가) 피해를 배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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