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산불 대응 총력전
지리산 등에 진화 장비 추가
경북 의성·경남 산청에서 시작한 산불이 주왕산국립공원과 지리산국립공원으로 번진 가운데 국립공원 피해가 연일 커지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7일 주왕산국립공원 내 산림이 2000㏊ 이상 소실된 것으로 추정했다. 전날 소방당국이 어림잡은 피해 면적의 두 배에 달한다. 탐방지원센터와 화장실 등 공원시설물 3곳도 전소됐다.
전날 불길이 옮겨간 지리산국립공원 피해 면적은 약 30~40㏊인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공원 구역 경계선 안팎을 따라 불이 번진 상황이어서 정확한 피해 면적은 추정하기 어렵다. 환경부는 “공원 경계선을 중심으로 조기 진화 작업을 한 덕분에 불길이 번지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라며 “하지만 남풍이 지속될 수 있어 산불 확산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했다.
전북 무주군 산불로 덕유산국립공원도 재난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산불 발생 지역과 떨어져 있지만 당국은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산불이 장기화되면서 환경부는 국립공원에 진화 장비와 인력을 추가로 투입했다. 주왕산국립공원에 가용 인력 132명과 헬기 1대, 진화 장비 13대를, 지리산국립공원에 인력 326명과 헬기 4대, 진화 장비 12대를 추가 투입했다. 소방용수 공급을 위한 안동댐·성덕댐 방류량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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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군으로 산불이 확산하면서 인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내 동식물들은 긴급 대피시켰다. 국립생태원은 산불이 복원센터까지 번질 가능성에 대비해 먹황새와 금개구리 등 멸종위기 동식물 28종, 4907개체 모두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어류와 양서류는 울진 경북도민물고기연구센터로 옮겼고, 조류는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 본원으로 이동했다. 식물은 지하 보관소로 옮겨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젖소 종자를 공급하는 젖소개량사업소는 경북 영양센터의 후보씨수소 145두를 경기 고양 본원(21두)과 안성 농협연구개발센터(124두)로 나눠 옮겼다. 대규모 한우 종자 공급 기관인 한우개량사업소도 영양 사업장의 후보씨수소 142두를 충남 서산 본원으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