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시즌 어깨 재활 전념, 시범경기도 출전 않고 몸 만들어
삼성 선발진 부진 속 주말 두산전 앞두고 ‘마운드 중심 잡기’


지난 26일 LG 임찬규의 9이닝 무실점 승리로 2025 KBO리그 개막 닷새 만에 완봉승이 나왔다.
LG가 강력한 마운드의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시점에,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LG를 제친 삼성도 본격적으로 몸을 푼다. 지난 시즌 다승왕 원태인(25·삼성)이 출격한다.
원태인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 올시즌 첫 등판을 한다. 출발이 조금 늦었다.
원태인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 투구 중 어깨 통증으로 조기 강판된 뒤 회복에만 전념해왔다. 구단의 1차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국내에서 재활한 원태인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진 2차 훈련에 합류해 불펜피칭만 소화하고 시범경기에도 나서지 않았다. 삼성의 정규시즌 문을 열어도 좋을 토종 에이스지만 원태인은 1군이 아닌 퓨처스리그 KIA전에서 지난 23일 첫 실전 점검을 했다. 투구 수 50개를 소화하고 1군 출격 준비를 마쳤다.
원태인은 다승왕에 오른 지난해에도 시즌을 비교적 늦게 시작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3개 국제대회에 모두 출전하고 정규시즌을 끝까지 소화한 터라 2024년 삼성은 원태인을 ‘4번째 선발’로 돌려 부담을 줄였다.
3월23일 개막한 지난 시즌, 원태인은 3월27일 LG전에서 첫 등판을 했다. 5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을 출발했다. 3번째 경기였던 4월9일 롯데전에서 첫 승을 거둔 뒤 승수를 빠른 속도로 쌓은 끝에 15승6패(평균자책 3.66)로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데뷔 후 처음 타이틀 홀더가 됐다. 이번에도 지난해처럼 충분한 휴식과 준비 과정을 거친 뒤 마운드에 오른다.
삼성은 26일까지 4경기에서 3승1패를 거뒀다. 막강 타선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마운드 사정은 썩 좋지 않았다. 4경기에서 44점을 내고 25점을 내줬다. 팀 타율은 0.347로 2위, 홈런은 11개로 1위이지만 팀 평균자책은 6.25로 하위권에 처져 있다.
선발진 운용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 22일 키움과의 개막전에 나선 아리엘 후라도만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을 뿐 이후 투수들은 일찍 물러났다. 23일 키움전에 나간 백정현은 2.2이닝 2실점, 25일 NC전에 나선 최원태는 5이닝 6안타 4볼넷 4실점으로 부진했다. 26일에는 좌완 이승현이 NC 상대로 3.2이닝 7안타 5사사구 5실점으로 무너졌다. 타선의 힘만으로 버티기엔 한계가 있고, ‘라이벌’ LG가 달려나가기 시작하는 시점에 원태인이 합류한다. 30일에는 스프링캠프에서 부상당한 외국인 투수 대니 레예스가 출격하면서 이제 삼성 선발진은 정상 궤도로 돌아간다.
원태인은 자신을 향한 기대감이 지난해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일단 소박하게 150이닝을 던져 10승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신의 페이스대로만 잘하면 좋은 결과를 올린다는 것을 지난해 체험했기 때문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초반부터 좋은 피칭을 하면서 시작할 수 있겠다”고 스스로 다짐한 만큼 올시즌 첫 무대,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공 하나하나에 집중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