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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계란이 ‘거인’ 트럼프 발목 잡을까

미국 트럼프 정부가 계란 파동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미국의 계란 부족은 2022년부터 번진 조류인플루엔자가 원인이다. 미국은 2022년부터 조류인플루엔자 방제를 위해 지금까지 무려 1억6000만마리의 산란계를 살처분해 계란 수급이 어려워졌다. 계란 가격은 2020년에 견줘 240% 올랐고 올해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인이 체감하는 계란 가격은 훨씬 높다. 대도시에서는 12알 가격이 10달러(약 1만4500원)를 넘어섰다. 이마저 구입이 어렵다. 그래서 계란을 실은 차가 탈취되거나 식료품점과 카페에서 계란만 훔쳐가는 절도 사건도 늘고 있다.

미국인의 식탁, 특히 아침 식사에서 계란의 비중은 크다. 미국 스타일 아침 메뉴인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구성을 보면 계란프라이, 스크램블드에그 같은 계란 요리가 꼭 들어간다. 그래서 미국은 멕시코·아르헨티나와 함께 세계에서 계란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다.

계란 가격이 뛰자 멕시코에서 계란을 밀반입하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 멕시코 계란 가격은 미국의 30% 수준이다. 그렇지만 미 당국은 방역을 이유로 외국 달걀 반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적발되면 300달러(약 44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그래도 밀반입은 줄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2017~2021) 때 멕시코인들의 밀입국을 막기 위해 수백억 달러를 써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쌓았다. 이 장벽으로 멕시코인의 밀입국을 막을 수 있었지만 계란이 아쉬운 자국민의 계란 불법 반입은 막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계란 파동은 이민정책뿐 아니라 관세정책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트럼프 정부는 올해 1월 출범하자마자 이웃 캐나다와 멕시코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자국의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게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 주요 지지층인 저학력 백인 노동자를 의식한 정책이다. 관세 부과의 혜택은 미국 기업과 일부 지지층에게 돌아가지만 대다수 미국 시민은 계란 파동처럼 고물가를 감내해야 한다.

가격이 오른 것은 계란뿐이 아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탓에 각종 베리, 아보카도 같은 과일도 곧 사치품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트럼프 정부가 동맹국에 관세를 매기고 불법 이민자를 적발해 국경 밖으로 추방하느라 정작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계란 등 식료품 가격에는 관심이 없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시대착오적인 관세정책에 미국인의 식탁이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 미국인의 식탁만 흔들릴까? 미 정부는 최근 한국에 한 달 1억알의 계란 수출을 요청했다. 한국 월 소비량의 20%다. 하지만 우리나라 2월 계란 가격(도매가 기준)도 전달에 견줘 11%나 올랐다. 고물가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재료인 계란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탓이다.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된다면 계란값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국 이익만 최우선하는 트럼프 정부 정책이 태평양 건너 우리의 식탁까지 흔들고 있다.

권은중 음식 칼럼니스트

권은중 음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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