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편집장, 공격 수단 등 언급된 채팅방 전문 공개
트럼프 “왈츠 스스로 책임 인정” 기밀 유출 에둘러 시인
기술 전문가들 투입해 메신저에 초대된 원인 분석하기로
기자가 초대된 민간 메신저 ‘시그널’에서 미국 고위 외교안보라인이 군사 기밀 작전을 논의했다는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시그널 채팅방에 초대됐던 제프리 골드버그 애틀랜틱 편집장이 채팅 전체 내용을 공개하면서 ‘기밀 유출은 없었다’는 미 백악관의 주장이 군색해졌다. 백악관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이번 사건 조사를 맡기겠다고 했다.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시그널 게이트 의혹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법률자문실, 머스크가 주도하는 정부효율부(DOGE) 소속 팀이 조사한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머스크는 (골드버그 편집장의) 번호가 어떻게 채팅방에 실수로 추가됐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그의 기술 전문가를 투입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초대로 메신저 시그널의 ‘후티 PC 소규모 그룹’ 대화방에 지난 13일 들어가게 됐고, 이 채팅방에서 지난 15일 미국의 예멘 후티 반군 공습에 관한 기밀 대화가 이뤄진 사실이 지난 24일 애틀랜틱 보도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해당 채팅방에서 기밀 정보는 논의된 적 없다”고 주장하자 애틀랜틱은 앞서 밝히지 않았던 전체 대화 내용을 이날 공개했다. 이 대화에는 구체적인 작전 시간과 공격 수단 등 공격 계획 관련한 중요 정보가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1215(12시15분) F-18 출격(1차 공격 패키지)” “1410(14시10분) 더 많은 F-18 출격(2차 공격 패키지)” 등 전투기 기종(F-18), 공격 상황 등을 시간대별로 전했다. 왈츠 보좌관이 후티 반군 미사일 책임자가 여자친구 거주지로 들어갔고, 그 건물이 붕괴했다고 하자 J D 밴스 부통령이 “훌륭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전문 보도 후에도 백악관은 “기밀 정보·전쟁 계획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레빗 대변인은 “대화 맥락을 정책 논의라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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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그러면서 골드버그 편집장을 공격했다. 레빗 대변인은 “골드버그는 반트럼프 성향의 민주당원”이라며 “그의 아내도 민주당원이며 힐러리 클린턴(전 국무장관) 밑에서 일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미 상원 인준을 받아 임명됐고 전투에 참여하며 명예롭게 봉사한 국방부 장관을 신뢰하나, 아니면 민주당원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선정적 기사를 쓰는 골드버그를 믿나”라고도 했다.
“나는 모르는 일” “(애틀랜틱은) 곧 망할 잡지”라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 유출이 없었다고) 확신은 못하겠다”며 물러섰다. “훌륭한 사람”이라고 했던 왈츠 보좌관에 대해선 “그가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상관없는 문제다. 나는 항상 그것이 왈츠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미묘하게 변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골드버그 편집장 전화번호를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왈츠 보좌관에게 비공개적으로 화를 냈다는 보도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