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진, ‘사이언스’ 논문
지난 25년간 ‘증발산량’ 증가
해수면 상승 주요 영향 추정
지난 25년간 온난화로 지구 토양이 머금은 수분이 크게 감소했으며,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토양 수분함량이 회복될 가능성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기원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와 류동렬 호주 멜버른대 교수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쓴 논문이 지난 27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해수면 상승 정도, 지구 자전축 변화 관측 자료 등을 결합한 결과 2000년대 들어 지구 토양의 수분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연구진은 2000~2002년 1614Gt(기가톤)의 물이 토양에서 빠져나갔다고 했다. 2002~2016년엔 1009Gt의 물이 유출됐으며 2021년까지 토양 수분함량은 회복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지구 상수원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났으며 지금처럼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토양 수분함량이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지구온난화로 강수량이 줄고 대지의 ‘증발산량’이 증가하면서 육지가 광범위하게 건조해졌다. 증발산량은 지면에서 대기 중으로 증발한 수증기와 식물 잎 표면에서 증산된 수분의 양을 합한 것이다. 증발산량이 증가하면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줄어들고 가뭄이나 산불 피해가 커진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증발산량도 확대된다.
류 교수는 영국 기후단체 카본브리프에 “예전엔 강수량이 증가하면 토양 수분이 회복됐지만, 증발산량이 늘어나 이제는 ‘비가 오는 해’에도 토양 수분 증가가 관찰되지 않는다”고 했다.
연구진은 빙하 소실보다 토양 수분함량 감소가 21세기 해수면 상승에 더 주요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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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의 수분이 줄면서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분이 매년 2㎜에 달한다고 했다. 반면 그린란드 빙하 손실로 인한 해수면 상승률은 연간 0.8㎜다.
연구진은 “가뭄은 매우 느리게 나타나고 오래 지속한다”며 “전 지구적 가뭄을 염두에 두고 미래 기후를 예측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