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90%까지 등록 예상”
실제 수강 여부는 지켜봐야
교육부가 내년도 의대 정원 동결을 위해 등록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31일까지 의대를 둔 40개 대학 중 절반가량의 학교에서 의대생 전원이 1학기 등록을 마쳤다. 학생들이 복귀 의사를 정하고 등록을 기다리는 대학까지 감안하면 대다수 의대생들이 돌아온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부는 추가 등록을 허용해 복귀를 최대한 독려하면서도 “수업을 들어야 내년도 정원을 예전 수준(3058명)으로 되돌린다는 정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의대생들 사이에선 등록 뒤 수업 거부를 하려는 집단 움직임과 수업 복귀를 자율의사에 맡기자는 분위기가 교차하고 있어 대학과 정부, 의대생 사이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취재를 종합하면 의대를 둔 40개 대학 중 절반 정도 의대에서 학생 일부를 제외한 전원이 수업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일부터 이날까지 건국대, 경희대, 대구가톨릭대, 영남대, 을지대, 이화여대, 전남대, 조선대, 충북대 등에서 수업 복귀 결정과 등록이 이뤄졌다.
지난 27일부터 가톨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등 주요 의대에서 전원 복귀가 이어지자 ‘미등록 휴학’ 기조를 유지하던 비수도권 의대생들도 일단 제적을 피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교육부는 내부적으로 이날 자정까지 전체 의대생의 90%가량이 등록을 마칠 것으로 예상했다.
학생들을 기다리느라 등록 기한을 추가로 연장한 대학도 있다. 경상국립대는 4월1일 낮 12시까지 복학 신청을 받는다. 지난 27일 등록 마감을 했던 동국대도 1일 오전 9시까지 등록 신청을 받는다. 동국대 관계자는 “다른 대학보다는 다소 학생 복귀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감안했다”고 했다. 인하대는 지난 28일 복학 신청을 마감했지만 이날도 1학기 등록을 받았다.
정부, 수업 참여율 파악 후 이달 말 의대 정원 확정
의대생 대부분이 일단 등록을 마쳤지만 수업에 참여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한 의대에선 학생회가 “개별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방해하거나 압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수업 참여를 학생 자율의사에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울산대, 연세대 등은 당분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압박을 줄여주기로 했다.
반면 ‘등록 후 수업거부’를 표명한 대학도 적지 않다. 울산대는 전원 복학 신청을 했지만 90%가량이 등록 후 수업거부 의사를 밝혔다. 연세대 의대에서도 수업거부 움직임이 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도권 의대 교수는 “무조건 돌아오라는 정부에 의대생들의 반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교육부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복귀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수업 복귀는 단순한 등록만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러 이해관계자가 수긍할 정도의 복귀가 이뤄지게 되면 정부는 (내년도 증원 철회)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또한 교육부는 “건양대, 순천향대 등은 일정 기간 수업을 빠지면 제적이 된다”며 대학별 규정에 따라 수업거부 시 의대생들이 제적될 수도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수업 참여율까지 파악해 이달 중순쯤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수업 참여율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강원대와 전북대 등은 이달 중순 등록 마감을 하고 복귀 설득을 위해 등록 기간을 추가 연장하는 대학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서다. 다만 입시 일정상 오는 30일까지는 내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최종 확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