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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설·폭우…지난해 ‘이상 기후’가 사람을 죽였다

입력 2025.04.01 16:14

7월9일 오후 경북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에서 경찰이 폭우에 실종된 여성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7월9일 오후 경북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에서 경찰이 폭우에 실종된 여성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폭우·폭염·폭설 등 기후 재난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발표됐다. 농작물과 가축 피해 규모도 커졌다.

기상청 등 관계부처가 1일 펴낸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여름 태풍과 호우에 의한 인명 피해는 총 6명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강수의 약 80%가 장마철에 집중되면서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려 지역 전체가 침수되고 사람들이 휩쓸려 내려갔다.

7월에는 충남 서천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집이 무너지면서 잔해물과 함께 휩쓸린 70대, 금산군 주택에서 산사태로 매몰된 60대 등 2명이 숨졌다. 논산에서는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면서 승강기에 타고 있던 50대 남성이 사망했다. 대구에서는 60대 남성이 물살에 휩쓸린 뒤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 경산에서는 택배 배달을 하던 40대 여성이 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집 산비탈이 무너져 내려 흙더미에 깔려 숨지거나 저수지가 붕괴한 뒤 실종된 이도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지붕이 이틀째 이어진 폭설에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지붕이 이틀째 이어진 폭설에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역대 최악의 더위가 지속하면서 여름 온열질환자도 3704명으로 전년 대비 31.4% 증가했다. 온열질환자로 인한 사망자는 34명으로 나타났다. 사인은 열사병이 94.1%로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이 실외에서 사망했다. 광주에서는 급식실에 에어컨 설치를 하던 한 2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광주, 창원 등에서 밭일을 하던 노년층 여성들이 사망했다.

11월엔 때 이른 폭설이 내렸다. 물기를 머금어 무거운 ‘습설’이 쏟아져 시설물이 붕괴하거나 나무 등이 쓰러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대설로 인한 인명 피해는 6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기 용인시에서는 단독주택 인근에서 갑자기 나무가 쓰러지면서 집 앞에서 눈을 치우던 60대가 별세했다. 충북 음성에서도 70대 남성이 가정집 간이창고 잔해에 깔려 숨졌다. 경기 안성에 있던 자동차 공장에서는 지붕이 무너져 직원이 사망했다.

농업은 한 해 내내 피해를 봤다. 1~2월의 대설·한파와 일조량 부족, 5월의 우박, 여름철 이상 고온과 장마철 폭우, 11월 대설 등 종 잡을 수 없는 날씨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연초에는 일조량이 크게 감소해 마늘, 멜론, 딸기 등 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봄에 반복된 저온과 고온으로 매실, 양파 등의 생육이 불량해졌으며 우박은 사과, 배, 키위, 고추 등의 흉작 원인이 됐다.

여름철 집중 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 규모는 9450㏊에 이를 것으로 추계됐다. 이때 폐사한 가축도 102만2000천마리에 달한다. 폭염으로는 인삼, 레드향, 단호박 등 3447㏊ 규모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이상고온으로 벼멸구가 창궐해 1만7732㏊의 논에서 기르던 벼들이 고사했다.

10월 초까지 해수 온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수산업 피해도 컸다. 여름 해수온도 전년 대비 2~3도 높게 나타났다. 넙치, 전복, 멍게, 굴 등의 양식 생물이 대량 폐사하면서 발생한 피해는 14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피해액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해안가에서는 해파리가 대량 출현하면서 전년도 744건이었던 해파리 쏘임사고가 4224건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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