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서 참고인 조사 받아
‘신베트 수장 지명’ 샤르비트
이력 논란…하루 만에 ‘철회’
재무장관 등 극우 균열 조짐

이스라엘 시민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예루살렘 국회 밖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비비(Bibi)는 네타냐후 총리의 별칭이다. AFP연합뉴스
카타르 정부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최측근 2명이 수사기관에 체포됐다. 이스라엘 검찰은 경찰의 네타냐후 총리 조사를 승인하며 총리 본인을 향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의 전 보좌관인 엘리 펠드스타인과 언론 고문 요나탄 우리히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해외의 정보요원과 접촉하면서 자금 세탁, 뇌물 수수, 사기 등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는 네타냐후 총리의 두 측근이 총리실 근무 당시 카타르에서 거액을 받고 이스라엘 언론이 카타르에 우호적인 보도를 하도록 공모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왔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집무실에서 1시간가량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갈리 바하라브 미아라 이스라엘 검찰총장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 이는 지난달 11일 모세 야알론 국방장관이 네타냐후 총리도 카타르에서 2012년,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총 6500만달러(약 956억원) 뇌물을 수수했다고 폭로한 데 따른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수사에 저항하고 있다. 경찰 조사를 받은 날 신베트 후임 수장으로 엘리 샤르비트 전 해군 사령관을 임명했다. 그는 신베트가 자신과 측근들을 겨눈 수사에 박차를 가하자, 지난달 21일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을 “신뢰 부족”을 이유로 해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카타르 게이트’ 수사를 이끄는 미아라 총장에 대해서도 해임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샤르비트 전 사령관은 하루 만에 지명이 철회됐다. 샤르비트 전 사령관이 2023년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고,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후정책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바르 국장도 대법원이 해임 절차를 멈춰 세웠고, 미아라 총장 면직 역시 밟아야 할 절차가 남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극우 연정에 균열 조짐도 나타났다. 이날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이 연립정부 내 다른 극우 정당과의 갈등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전쟁을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 대대적인 대피 명령을 내리고 공습을 시작했다. 지난달 18일 가자지구 공격이 재개된 이후 숨진 사람만 1000명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