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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과 소비

3년 후, 5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연구·개발(R&D) 관련 투자를 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를 고민하고 평가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 생태계뿐 아니라 국제 정치 상황과 경제 전망까지 덩달아 울렁이고 있으니, 당장 다음주에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가늠이 안 되는 와중이다. 그래도 세상은 균형을 이루어 나간다는 큰 전제를 깔고, 한편에서는 오늘의 사과나무를 심어야 하는 법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바꾸어놓을 일의 미래 양상이 이전과는 퍽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소득의 원천과 소비의 대상이라는 잣대를 두고 생각해보고 있다. 기업에서 주어진 일을 기능적으로 해내며 소득을 얻던 사람들이, 플랫폼의 등장으로 부업을 하거나 주업을 전환해 소득의 원천을 확장한다. 그런데 이때까지는 기존 직장 내 나의 기능이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지언정 기능 자체는 사라지지 않고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렇게 생태계가 굴러가고 있었다.

근래 AI 적용의 흐름은, 직장 내 기능을 기계화하거나 혹은 그 기능이 없어도 되도록 생략시키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래야 기업 입장에서 인건비로 나가던 돈을 기꺼이 더 저렴한 AI 솔루션으로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인간은 어느 한 기능만 하지 않고 다른 잡일도 한다는 점에서, 단일 기능 중심인 AI와 차별화가 있다고들 했었다. 하지만 모델콘텍스트프로토콜(MCP)을 비롯한 기술적 트렌드를 볼 때, 이젠 온라인상에서라면 더 잡다하고 번거롭던 일도 AI 에이전트들이 해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니 기존 노동자의 소득 원천은 양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럼 인류는 일자리 없이 더 가난해지고, 풍요는 옛말이 될까? 소비 대상의 변화 양상을 보면 힌트가 보인다. 플랫폼 등장 이후, 사람들은 생전 낸 적이 없던 구독료와 배달료를 기꺼이 더 지불하게 됐다. 가처분소득의 어느 한구석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소비가 생겼고 심지어 반복 소비의 규모도 과거보다 증가했다. AI 시대에도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대상에 대해 고정비에 가까운 지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 지출이 시장을 만들고, 그 시장의 서비스들이 플랫폼만큼 또는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소득 기회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AI 기반 생태계가 새롭게 만들어낼 흐름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소득원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다만 플랫폼 시대처럼 AI 시대에도 그 지출이 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자본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의 생각은 개인적 가정과 가설이 엮인 사고 실험이기는 하다. 하지만 결국 돈은 흘러야 하고, 자본의 편중이 시장을 축소하는 것은 틀림이 없다. 숱한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의 부를 깎아먹는 상황을 놔둘 리도 없다. 기존 직업군에서 소멸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소득의 원천과 소비의 대상을 둘러싸고 대중의 행동은 어떻게 변화할지, 인간의 노동 가치가 조정된다면 일하는 시간은 얼마큼이 충분한지, 지식재산의 소유 개념은 어떠한 대전환을 맞이할지 같은 치열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금 사과나무를 심을지 포도나무를 심을지 판별할 수 있다. AI를 자양분 삼은 새 경제 생태계의 토양이 발밑에 깔리고 있는데, 코앞의 이권을 챙기느라 구태를 끌어안고 사는 리더들의 행태가 부질없이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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