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관계자들이 지난 2일 경북대학교병원 6동 10층 대강당에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대회의 제공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1년간 대구권 대학병원 5곳의 수련의가 700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까지 포함하면 800명 이상의 의료진이 대학병원을 떠났다.
대구·경북 시민단체 등 9곳이 연대한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보건연대)’는 이같은 내용의 대구 상급종합병원 의료진 실태조사를 3일 내놨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시작된 지난해 2월 전후 대구 5개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의 인력현황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1곳은 자료를 내지 않아 일부 분석에서 빠졌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5개 대학병원에서 수련의 733명, 전문의 77명이 각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병원은 전문의 36명이 퇴직한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시민단체는 언론보도 등을 근거로 자료 미제출 병원 1곳의 전공의 숫자도 포함해 이 같이 밝혔다.
대학병원들은 통상 연초에 해온 전문의 채용 공고를 ‘수시 채용’으로 바꿨다. 정년퇴직한 교수가 기간계약제로 진료를 이어가는 사례도 있었다.
진료과목별 전문의 감소도 뚜렷했다. 내과전문의는 31명이 감소했다. 일반외과와 정형외과가 각 8명, 신경외과 6명, 산부인과 5명, 비뇨의학과·마취과·응급의학과·소아청소년과 각 4명, 신경과 3명 등 1년간 77명의 전문의가 빠져나갔다.
전공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진료지원간호사(PA)는 4개 병원에서 351명이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PA에 대한 자격을 임상경력 3년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무경력 신규간호사가 35명 활동 중이다. 3년 미만 경력자도 98명으로, 약 20%이상이 권고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의료진의 감소는 환자 감소로 이어졌다. 입원환자는 약 28.1%(30만 명) 감소했고, 정규수술은 34.3%(2만3000건) 줄었다. 응급 수술도 21.1%(2500여건) 감소했다.
입원실과 응급실은 전년대비 각 60~70%, 50% 수준에서 운영 중이다. 4개 병원의 폐쇄병상 수는 610개에 달했다.
배윤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사무국장은 “의사 부족 문제 등으로 병원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들은 환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의료공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